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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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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전통공예품과 조달시장- 주계성(경남지방조달청장)

  • 기사입력 : 2015-07-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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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공예산업은 조상 대대로 유지해 계승돼 온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적 가치가 있는 물품을 제조하는 산업이다. 전통을 바탕으로 캐릭터·디자인·패션산업 등 고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세계적인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생활수준 향상과 문화의 발전은 미적인 가치와 실용성을 겸비한 전통공예산업에 대한 수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프랑스, 일본 등 많은 선진국들은 전통문화를 발굴해 상품화하는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자국의 기술력에 전통문화를 접목해 새로운 브랜드를 창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무궁무진한 전통문화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나 제대로 상품화돼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전통문화를 계승해 새로운 산업으로의 재창조에 대한 당위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가내 수공업 수준의 영세한 규모와 판로가 부족한 어려운 환경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을 이어 가는 길이 험난하다 할지라도 경제적인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앞다퉈 가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장인들은 대부분 영세한 사업 환경으로 인해 창작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통공예산업에 종사하는 업체 수는 8000여개, 종사자 수는 약 4만명으로, 이 중 약 95%가 가내 수공업 수준이고 개인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생계유지를 해야 할 정도로 영세하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때문에 조달청에서는 지난 1999년부터 전통공예장인들이 전통문화 전승과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통공예품을 정부조달물자로 지정, 공공기관 등에서 기념품, 선물 등 각종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판로를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대전 정부종합청사 내부에 정부조달문화상품 상설전시장을 마련해 전통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유업무도 아닌데 왜 조달청에서 나서냐는 쓴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경제활동에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판로 지원에 조달청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된다면 자연스럽게 전통공예산업이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달청의 노력에도 나라장터종합쇼핑몰에는 약 70명이 제작한 1250여개 공예품이 등록돼 판매되고 있으나, 연간 매출액은 25억원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이용하는 공공기관에게 전통공예품 구매는 선택사항이기 때문이다. 경남지역에도 5개사의 전통문화상품이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공급되고 있으나, 지난 한 해 1억원 상당의 매출에 그쳤다.

    전통공예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정부와 기관, 국민들의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전통공예품 구매에 나서고, 홍보용품과 선물로 활용해 준다면 전통공예산업에 종사하는 장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전통문화상품을 계승하는 장인들도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개발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전통공예산업이 새로운 한류를 이끌고 더 나아가 미래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본다.

    주계성 (경남지방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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