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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 숙흥야매(夙興夜寐)-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잔다

  • 기사입력 : 2015-07-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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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중순쯤에 대학이 먼저 방학에 들어갔고, 7월 중순쯤에는 초중고 모든 학교가 방학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가 방학이 되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계획을 잘 세워 방학을 잘 활용하면 부족한 학과목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자기가 특별히 관심을 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해 볼 수도 있고, 뜻이 맞는 친구하고 여행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게으름을 피우며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금방 한두 달이 다 가버리고 곧바로 개학할 날이 된다. 학생의 학교생활의 성패는 방학을 잘 보내느냐 잘못 보내느냐 하는 데 달려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의 방학은 아주 긴데, 여름 겨울 다 합치면 거의 다섯 달 정도 된다.

    대학 4년을 다닌다 해도 방학 다섯 달 빼고, 토·일요일 빼고, 공휴일을 빼고 나면, 4년 1460일 가운데서 학교 오는 날은 730일 남짓하다. 그런데다 또 개교기념일, 축제 등을 빼고 나면, 학교에서 수업이 열리는 날은 720일 정도이니, 4년제 대학을 다녀도 학교 오는 날은 2년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학은 중·고교와 달리 하루 종일 수업을 받는 것도 아니고, 하루 평균 3~4시간 정도의 수업만 받는다. 그러니 하루 8시간씩 공부하는 사람이 1년 정도 할 수 있는 정도의 분량밖에 공부하지 못한다. 하루 12시간 공부하는 사람이 8개월 정도 할 분량이다.

    학생들의 가장 큰 착각은 대학만 다니면 저절로 실력이 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방학은 노는 기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원래는 방학 기간에 각자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수업과 수업 사이의 빈 시간도 놀라고 있는 시간이 아니고, 공부하고 자료 찾고, 준비하라고 있는 시간이다.

    좋은 대학 영문과를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도 영어 회화가 안 되고, 영문 편지 한 장 못 쓰는 경우가 많다. 이상할 것이 없고, 당연하다. 학교에서 배운 분량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하나의 외국어를 통달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나라 단어 몇천 개 외워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문화, 역사 풍속, 전통, 심지어는 지금의 시사문제까지도 다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쉬운 일이 아니다.

    영어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전공이 다 마찬가지다. 대학교만 입학하면 지옥 같은 고등학교 생활에서 해방되어 놀려고 하는 학생이 많은데, 올바른 대학생활을 하려면 고등학교 3학년 때보다 더 바쁘고 긴장해야 한다. 공부할 양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옛날 선비들은 숙흥야매(夙興夜寐)라는 말을 자주 썼다. 누구에게나 한 번밖에 없는 일생을 허비하지 말고 부지런히 공부하기 바란다. 공부도 하면서 자신의 인격 수양에도 신경을 쓴다면, 훌륭한 인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夙 : 이를 숙. *興 : 일어날 흥.

    *夜 : 밤 야. *寐 : 잠잘 매.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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