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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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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안팔겠다더니…농협 판매장들 슬그머니 진열

수입 농산물 파는 농협 매장, 농민 위한 농협 맞나?
창원 주요 판매장에 키위·망고 등 수입 과일과 가공식품 버젓이 진열
농민단체 “판매하지 않겠다 밝힌 지 두달 만에 재개… 농민 기만 상술”

  • 기사입력 : 2015-07-2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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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일부 농협 판매장에서 수입 농산물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농협이 중앙회 차원에서 판매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지 두 달 만으로, 농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면 팔지 않다가 조용해지면 다시금 판매하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상술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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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창원시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1층 식자재매장에 수입 과일이 진열돼 있다./김정민 기자/
    28일 창원지역 내 대형 하나로마트와 클럽 등을 취재한 결과,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해 국산 농산물 취급을 원칙으로 해야 함에도 수입 과일과 채소, 가공식품 등을 선반 곳곳에 진열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에 위치한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1층 식자재매장에는 수입 과일들이 진열돼 판매되고 있었다.

    지역농협에서 설립한 판매시설 가운데 전국 최대 규모인 이곳에서는 ‘다문화식품 코너’를 설치해 골드키위와 그린키위(뉴질랜드), 애플망고(대만), 바나나(필리핀), 자몽(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원산지가 외국인 과일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센터는 아보카도(미국)와 파인애플(필리핀)과 레몬(미국) 등 수입 과일 진열대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해 하나로마트 과일코너에서는 애플망고(대만), 바나나(필리핀), 체리(미국), 라임과 레몬(미국) 등 수입 과일이 눈에 들어왔으며, 29일 새 단장으로 재개장하는 하나로클럽 창원점에서는 수입 과일은 없었지만 건새우와 나막스, 고춧가루, 건표고버섯(이하 중국), 북어채(러시아) 등 수입 가공식품과 수입 콩나물(중국)이 손님들에게 판매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경남농협 관계자는 “농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판매하지 않도록 공문을 보내고 조치를 취했는데 이런 일이 근절되지 않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곧바로 진열대에서 치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농민회 부산경남연맹 천병환 사무처장은 “농민이 세운 농협은 국내 농산물을 하나라도 더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땅한데 외국산 농산물을 팔고 있다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두 달 전에 조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돌아서면 그뿐일 정도로 생각하는 만큼 강력하게 항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민·고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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