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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고운맘 되다 (17) 밤마다 딸이 두려워요

  • 기사입력 : 2015-08-14 14: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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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요즘 밤이 두렵다.

    밤이면 밤마다 벌어지는 무차별 폭력(?) 때문이다.

    가해자는 80cm에 10kg의 작은 여아, 바로 금쪽같은 내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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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사건은 저녁 8~9시 사이, 집 안의 모든 불이 꺼지고 침대에 나란히 누웠을 때부터 시작된다.

    졸리면 잠에 취한듯 살짝 흥분 상태가 되는 딸은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는 듯 사정없이 덤벼들기 시작한다.

    마치 내가 쿠션인 듯 나를 향해 온 몸을 던지는데, 강약조절도 없고 부위도 가리지 않는다.(아니, 못하는거겠지만.)

    '으왕' 괴성을 지르며 예고없이 가슴팍에 쿵 앉거나, '꺄아' 소리를 지르며 뒷통수로 얼굴을 내리치기도 하고, '우우' 거리며 다리를 들어서 발꿈치로 내 얼굴을 사정없이 내려치기도 한다.

    그리곤 엄마의 신음소리를 장난이라 생각하는지 '으윽' 소리가 날 때마다 깔깔 웃는다.

    좋아해서겠지, 엄마가 너무 좋아서 반대쪽의 아빠는 늘 방치하고 엄마에게만 그러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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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솜털처럼 가볍다고 생각해서겠지, 벌써 자신의 무게를 알만한 나이는 아니니깐.

    이해는 한다.(이성적으론 충분히) 그러나 아픔은 현실이다. 사정없는 딸의 가격에 입술이 붓거나 앞니와 코뼈, 눈알이 다음날까지 얼얼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눈물까지 날 정도로 아플 때면 5초 가량은 딸에게 냉랭해질 수밖에 없다.

    벌써 수 개월째, 딸의 몸무게와 폭행도 점점 레벨업이 되고 있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정말 아파서 본능적으로 눈물을 흘리고는 밤 중에 불을 다시 켜서 피가 나는지 확인하는 일도 다반사다.(정말 아팠는데, 피가 난 적은 한 번도 없다. 묘하게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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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한 번도 이것이 문제인지, 해결책이 있는 지 고민해 본 적은 없다. 화를 낸 적도 없다. 오히려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엄마를 온전히 믿고 자신의 온 몸을 내던지는 이 시간이 그리 길진 않을테니깐.

    그러니깐, 잠자리에 눕는 순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움츠리는 건, 그리고 돌진하는 딸을 살짝(아주 살짝) 밀쳐 내는 건 딸이 싫어서가 아니다. 다만 생존의 본능이다. 엄마도 사람이니깐. 이런 엄마의 마음을 꼭 알아줬음 좋겠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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