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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을지프리덤가디언이 필요한 이유- 이종판(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

  • 기사입력 : 2015-08-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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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부터 나흘간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실시된다는 우리측의 발표에, 북한은 “백악관과 청와대를 포함한 침략과 도발의 본거지들이 우리 혁명무력의 최첨단 초정밀화력 타격수단의 조준경 안에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빈말을 모르는 백두산혁명강군은 무자비한 불소나기로 도발자, 침략자들에게 선군조선의 본때를 단호히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북한을 상대로 통일대박을 어떻게 논하랴. 세계 최고의 미국도 무력으로 자랑하다가 중동에서 철수하고 말았다. 이러한 반성에서 비롯돼 미국의 하버드대학 교수 조셉 나이(Joseph Samuel Nye, Jr.)는 군사력과 경찰력 등의 하드 파워(물리적 강제력) 못지않게 ‘사회의 가치관, 문화, 정치체제’의 소프트 파워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두 개 파워의 멋진 조합이 스마트 파워이다. ‘명량’이나 ‘연평해전’이라는 영화가 전투기 몇 대 이상의 안보 파워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SMART)라는 말은 굳이 우리말로 옮긴다면 ‘똑똑하다. 영리하다’는 뜻이다. ‘힘(power)과 꾀(art)’가 꽉 찬 ‘당찬 미래한국’으로 가는데, 아래의 사례는 뭔가 생각하게 할 것이다.

    바다를 소재로 한 영화 이야기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소설의 표지에 시선이 간 것은 호랑이와 꼬마 소년이 바다 가운데의 구명정 갑판에 사이좋게 누워 있는 모습이었다. 좀 더 리얼하게 영화로도 실감했다. 겁도 알만한 15세의 소년이 225㎏이나 되는 호랑이와 공존하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정치파동으로 인도에서 일가족과 쓸 만한 동물을 실은 화물선이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로 항해하던 중에 폭풍으로 침몰된다. 구명정에 15세 소년 ‘파이’와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 호랑이가 겨우 자리를 차지해 항해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먹이사슬에 의해서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호랑이와 소년의 결투가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호랑이는 소년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소년은 동물원을 경영하던 아버지 옆에서 동물훈련을 익혔다. “동물은 모이에 의해서 길들여진다. 등을 보이면서 물러나도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침 배 밑에 다니는 고기를 잡아 허기진 호랑이에게 던져준다. 소년의 모이에 길들여진 호랑이는 공동의 적인 날치나 파도를 큰 덩치로 막는 소년의 방파제가 됐고 소년은 허기진 호랑이의 배를 채워줬다. 이리하여 소년과 호랑이가 공존하며 227일간의 태평양 횡단에 성공하게 된다.

    이러한 사례가 무엇을 시사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소년이 호랑이와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호랑이에 관한 지식(정보)이었다. 소년이 호랑이에 대해 무지했다면 갑판을 링으로 삼아 소년과 호랑이가 맞대결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상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부전승(不戰勝)의 핵심이다.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다면 대응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

    끝으로 통합방위훈련의 전국 모델이 되고 있는 경남도와 39사단은 훈련기간 안전보장(security)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령화 저출산시대, 다문화시대, 테러, 독극물 등 다양한 사례연구를 실전적으로 분석해 통합방위의 선도자 위치를 개척하길 바란다. 이와 아울러 군대도 멀티 플레이어가 요구되는 시대다. 군대 역할이 전투기능 외에 치안기능과 민생협력으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예를 들면 독거노인 보호를 위한 순찰도 민생협력활동이다. 당당한 안보경남을 슬로건으로 하는 홍준표 지사의 안보관심도를 알만하다. 6·25 기념식에서는 ‘국가안보와 국민생명·재산을 논함에 있어서 진보·보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고, 도청 간부들과 연평해전 영화 관람, 6·25퇴역장병 초청 격려 등은 스마트 파워의 축적이다.

    이종판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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