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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안부 ‘다짐비’, 상생 다짐 계기되길…

  • 기사입력 : 2015-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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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7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 입구에서 ‘인권자주평화 다짐비’ 제막식이 열린다. 일본군 위안부 창원지역 추모조형물 건립추진위원회는 추모 조형물의 공식 명칭을 ‘위안부 소녀상’ 대신 미래지향적인 의미로 ‘인권자주평화 다짐비’로 정했다.

    다짐비가 건립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13년 마창진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추모비 건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모금 운동을 통해 비용을 마련했다. 추진위는 여론조사를 통해 설치 장소를 오동동 문화광장 조성 예정지 입구 부근으로 정하고 지난 3월 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다. 추진위가 이 곳을 건립지로 정한 이유는 접근성이 높은 데다 마산지역이 위안부 중간 집결지로 역사성이 있고 3·15발원지와 인접해 교육적 효과도 크다는 것이다.

    공사가 시작되자 조성지 인근 상인들이 집회까지 벌이며 건립에 반대했다. 추진위와 일부 상인들은 서로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인근 상인들은 건립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유흥가가 아닌 경건한 곳에 모시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는 무언가 허전한 구석이 있다. ‘권리’에 대한 주장이 분명하지 않다. 추모 조형물이 현재 장소에 위치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자신들에게 어떤 권리를 침해하는지 주장하는 것이 차라리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집회와 기자회견까지 하며 내세우는 주된 주장은 “건립 장소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지가 아무리 옳더라도 일부 상인들의 권리가 명백히 침해받는 부분이 있다면 소수의 의견이라도 경청해야 한다. 그런데 취객이 조형물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상인들의 권리 침해라고는 보기 힘들다. 불이익을 호소하는 주장도 아니다.

    일부 상인의 반대는 타 지역에도 전해져 경기도 화성시가 유치 의사까지 밝히고 나섰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느 장소가 어울리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이 똑같을 수 없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자. 대한민국에 위안부 추모 조형물이 어울리지 않는 장소는 어디인가? 님비(Not In My Back Yard)의 대상이어야 하는가? 제막식을 앞두고 있는 ‘다짐비’에 ‘상생’의 다짐도 담길 기대한다.

    김용훈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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