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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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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영화에 대한 단상- 이두애(시인)

  • 기사입력 : 2015-08-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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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철을 맞아 더위를 이기는 방법들이 다양해지고 놀이도 변하고 있다.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계곡, 해수욕장, 오토캠핑, 워터파크, 조용한 휴양지에 많이 간다.

    하지만, 휴식하면서 독서나 영화, 연극, 콘서트를 보는 방법도 있다. 시원한 음식과 따뜻한 음식을 적절히 먹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방법이다. 올여름은 집을 떠나 휴가를 가지 못했다. 얼마 전 저녁 외식을 하고 영화관을 갔었다.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열대야를 이기는 방법이기도 했다. 마침 상영되는 영화는, 보는 동안 긴장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액션드라마였다. 팔월에 몇 편의 영화를 본 것이 휴가를 대신한 것 같았다. 직장이나 모임에서 회식 후 영화관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건전한 뒤풀이 겸 큰 경비를 들이지 않고 예술을 접하는 기회가 된다.

    영화는 감동을 주는 종합적 예술장르다. 소설이나 희곡, 시, 전기물, 실화, 만화 등을 전환시키는 시나리오 창작의 한 형태다.

    각색할 때 중요한 점은 원작물의 내용을 충실히 옮기려는 것보다는 그 원작물 중에서 영화적인 것만 발췌, 재구성해야 한다고 한다. 영화는 작가가 체험한 실재를 시각과 청각 이미지의 창작적 구성을 통해 재현하는 예술 행위이다.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려면 배우와 스태프, 장소, 음악, 관객이 필요하다.

    영화에 관한 추억이 떠오른다. 학창시절 시험을 치고 나면 극장에 단체관람을 갔다. 그 당시 성룡이 나오는 영화를 단체관람으로 많이 보았다. 홍콩배우 ‘성룡’은 한국에서도 인기최고였다. 선한 인상에 귀여운 이미지였고 사춘기 소녀였던 나는, 마냥 좋아서 성룡 사진을 가지고 다녔다. 많은 영화 중에 취권, 쾌찬차, 폴리스스토리가 기억난다. 말썽쟁이 싸움꾼, 경찰 역할이 인상 깊었다. 그의 무술은 코믹했지만 진정했다. 성룡은 ‘다른 사람의 공격에 의해 가장 멀리 날아간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용형호제> 촬영 당시 스턴트 실수로 두개골이 함몰돼 죽을 고비를 넘겼다. 오로지 영화와 관객을 위해 액션과 경이로운 스턴트를 목숨 바쳐 보여줬다. 액션배우의 베테랑으로 오래 기억되며 감독, 제작자, 가수로도 활약한 만능재주꾼이다.

    좋은 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 멋진 배우의 출현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한다. 상영시간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고 공감하며 배운다. 뒷이야기나 여운까지 생각하며 가슴에 간직한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순간 배우가 되어도 보았다. 주연배우에게 한동안 빠져 있었던 적도 있었다. 배우의 말투, 제스처도 따라 하고 명대사는 한동안 유행어로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었다. 배우들은 한 편의 영화로 관객들에게 연기를 평가받고 성장한다. 원래 이미지와 다른 힘든 역할을 소화해낼 때 역시 배우라고 평한다. 성공한 영화가 가져다주는 결과들은 배우에게 부와 명예로 이어진다. 관객에게 인기 있는 영화는 시사하는 바가 뚜렷하고 역시 최고의 배우, 훌륭한 감독이 있었다. 후속이 기다려지는 것도 이미 시리즈로 알려진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영화가 끝난 후 자막이 사라질 때까지 난 지켜본다. 혼탁했던 감정들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텅 빈 의자 속에서 진정한 관객이 되어본다.

    이두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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