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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낯선 소녀들이 찾아온 이유

  • 기사입력 : 2015-08-28 17: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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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소녀들이 찾아 오고 있다.


     160cm 아담한 키
     치마와 저고리 차림의
     굳은 표정의 소녀들은
     70년 세월을 거슬러왔다.


     나라 잃은 죄로
     낯선 곳에서 모진 고통 겪고도
     원통하다 말 못하고
     사과 한마디 못 들은
     외로운 소녀들이다.


     2014년 1월 17일
     경남에서 처음으로 찾아온
     거제문화예술회관 평화의 소녀상
     160cm의 단발머리 소녀는 두 발로 꼿꼿하게 섰다.
     의자에서 일어난 최초의 소녀상이다.
     작은 두 손으로는 파랑새를 감싸고 있다.
     파랑새는 소녀들의 환생을 의미한다.
     소녀 뒤로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두 번째는 남해 숙이공원 평화의 소녀상
     2015년 8월 15일 찾아왔다.
     실존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의 소녀적 모습이다.
     조개 캐러 나갔단 끌려갔던 소녀 옆으로
     호미와 바구니가 놓여있다.
     손에는 동백꽃이 곱게 놓여있다.
     소녀가 좋아하는 꽃, 강한 생명력의 꽃이다.


     세 번째는 창원 오동동의 인권 자주 평화 다짐비.
     2015년 8월 27일 찾아왔다.
     154㎝ 키에 양갈래로 땋은 머리의 소녀는
     주먹을 꼭 쥔 양손을 가슴께 올리고 있다.
     의연한 표정으로 굳게 서서
     흰천을 붙들고 있다.


     세 명의 소녀들은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있다.
     울거나 소리치거나 화를 내지 않는다.
     가만히 정면만 응시하고 섰다.

    사실 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제발 우리의 아픔을 잊지 말아주세요.>
     <제발 우리의 사과를 꼭 받아주세요.>


     말하지 않아도 듣고
     만날 때마다 다짐할 것이다.
     그것이
     소녀들이 우리를 찾아온 이유이기 때문이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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