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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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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안대고 레이저로 튀어나온 디스크 없앤다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
신경 누르는 디스크 0.7㎝ 관 이용해 제거
전신마취 않고 출혈 없어 당일 퇴원 가능

  • 기사입력 : 2015-08-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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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욱하 MH우리병원 신경외과전문의가 내시경 레이저로 디스크를 제거하고 있다./MH우리병원/


    # 30대 회사원 A씨는 이미 허리 시술을 세 번이나 받았다. 3년 전 오른쪽 엉덩이가 너무 아파 병원을 찾았던 A씨는 신경성형술을 받았고 통증이 사라졌다. 그러나 1년 후 같은 증상이 생겨 다시 시술을 받았지만 6개월 후 또 재발했다. 의사는 시술을 한 번 더 하라고 했지만 통증이 반복되다 보니 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고민 끝에 다른 병원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내시경 레이저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얘길 듣고 희망을 가졌다.

    #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B씨는 최근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주위에서 ‘허리는 함부로 손대면 안된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망설여졌다. 오랫동안 식당을 비워둘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레이저 시술을 하는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 병원을 찾았다. CT를 찍은 후 다행히 디스크 초기라 탈출된 디스크가 연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B씨는 다음 날 시술을 받고 그날 저녁에 퇴원했다.



    ◆디스크 탈출증, 활동성 많은 20~40대에 흔히 발생

    척추는 머리뼈부터 골반까지 연결하며 중심축을 이루며 신체를 지지하고 평형을 유지하며 척수를 보호한다. 척추의 뼈마디 사이에 있는 디스크라는 물렁뼈는 이러한 척추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디스크는 중앙에 젤라틴 상태의 부드러운 수핵이 있고 그 주위를 섬유륜이라는 연골이 여러 겹으로 둘러싸고 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돼 섬유륜의 탄성이 감소하고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때 어떤 특정한 힘이 작용하면 섬유륜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밀리거나 터지게 된다. 디스크의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과 척수를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흔히 허리디스크라 부른다.

    활동성이 가장 많은 20~40대에 허리디스크 탈출증이 많이 발생한다. 허리디스크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로 인한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이며 바르지 못한 자세나 생활습관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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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술 전 MRI 영상(왼쪽)과 시술 후 MRI 영상. 화살표는 병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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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관 이용해 레이저로 디스크 제거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 조각은 1㎝가량이다. 몸속의 이 작은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등허리를 크게 절개한다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지 않을까. 이 고민에서 출발해 의료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왔다. 내부 장기에서부터 관절에 이르기까지 내시경으로 수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고 척추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의사들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디스크 탈출증을 치료해 왔다. 수술을 통해 탈출된 디스크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방법과 주사로 눌린 신경을 마취시켜 통증을 못 느끼게 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레이저 시술로 탈출된 디스크를 간단하게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이다.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은 0.4~0.7㎝의 가는 관을 이용해 병적인 디스크만 선택적으로 레이저로 제거하는 시술법이다. 관이 들어가는 피부에 국소마취를 하게 된다. 환자는 엎드린 상태에서 의사나 간호사와 대화할 수 있다. 준비 시간까지 포함해 시술엔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뼈를 자르거나 광범위한 근육 손상으로 인한 출혈이 없어 당일 퇴원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김욱하 MH우리병원 신경외과전문의는 “요즘 환자들은 대부분 수술받기를 꺼린다. 환자나 보호자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수술이나 시술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며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의사와 상담한 후 디스크를 치료하고 재활 후 빠른 시간 안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강지현 기자 pressk@knnews.co.kr

    도움말= MH우리병원 신경외과전문의 김욱하 학술부원장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 Q&A


    -마취를 하면 잘 안 깰까 봐 두려워요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은 일반 수술과는 달리 피부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전신마취에 취약한 노령환자나 성인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도 가능하다. 또 0.7㎝의 작은 관이 들어가는 피부에만 마취를 해도 될 정도의 통증이므로 시술 중 통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신경성형술과 다른 점이 뭔가요

    ▲기존의 신경성형술이 디스크 탈출로 인한 신경 주위의 망상조직과 독소물질을 제거함으로써 통증을 감소시키는 시술이었다면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은 원인이 되는 탈출된 디스크를 레이저로 제거하는 근본적인 시술법이다. 시술과정에서 망상조직과 독소물질 제거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신경성형술 후 시행하는 장기적인 물리치료 등 재활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없다.

    -칼을 쓰지 않고 레이저로 제거하나요

    ▲그렇다. 손가락 지문 사이에 점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복잡한 척추구조에서도 주변 조직의 손상 없이 디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 시술방법과 기구가 정교해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시술을 받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회복기간은 어느 정도 필요한가요

    ▲시술 후 곧바로 걸어다닐 수 있고, 항생제 주사요법을 받은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직장인은 다음날부터 출근이 가능하며 일상생활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시술 후 재활치료는 필요없지만 약은 일주일 정도 복용해야 한다.

    -허리 디스크만 해당되나요

    ▲경추, 요추, 흉추 등 척추의 디스크는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경추와 흉추의 디스크 탈출로 인한 내시경 시술은 드물어 먼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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