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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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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20대 조직폭력배의 고백 (4.끝) 전문가 의견

“‘단순 처벌’보단 치유 통한 ‘교화’ 중점둬야”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 인식
모든 사회구성원 책임의식 필요

  • 기사입력 : 2015-08-3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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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훈씨는 자신이 “조직에 쉽게 들어간 편”이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폭력서클을 만들며 비행을 일삼자 그를 ‘문제아’로 낙인찍고, 배척했다. 그가 계속해서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질러 전과가 쌓여갈수록 그는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유일하게 그를 반겨주는 곳은 그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먼저 성인 폭력조직원이 된 형들뿐이었다.

    지훈씨의 고백을 통해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가 성인 폭력조직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3차례에 걸쳐 살펴봤다. 마지막으로 지훈씨처럼 소년범이 성인범죄자로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 지 전문가들로부터 얘기를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미성숙한 존재인 청소년 시절 저지른 비행 혹은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는 단순히 ‘처벌’만 하기보다는 치유를 통한 ‘교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창원대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소년범을 ‘가해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동시에 다른 요인에 의한 ‘피해자’임을 인식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비행이나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 중 이혼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가족이 해체되는 경험을 겪은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위기청소년들을 ‘가해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동시에 다른 사회적 환경에 의한 ‘피해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문제를 해당 가족의 책임만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양육’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자신을 믿어주고 공감해주는 어른 1명만 있어도 청소년이 비행이나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청소년 시기에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의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인숙 해밀학교(대안교육위탁학교) 교장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을 보듬어 다시 학교 제도권 안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대안교육의 목표다”면서 “학교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이들은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전 교장은 “실제로 지난 6월 신호대기 중인 시내버스에 분말 소화기를 뿌리고 달아난 10대 6명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다”며 “해밀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한 명이 자신의 친구들 이야기라고 했다. 만약 이 학생이 여기 없었다면 그들과 함께 범죄현장에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의 재범을 막고 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채경덕 경남지방경찰청 아동청소년계장은 “청소년 시기는 성인과는 달리 충분히 변화가 가능한 시기이기 때문에 초기 경미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기소해 이들에게 벌금을 내리는 것보다 사회로 복귀시켜 더 이상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현재 검찰과 법원에서 시행 중인 다이버전(Diversion·회복적 사법) 제도를 경찰 단계까지 확대,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만 경찰이 학교 밖 청소년 등 위기청소년에 대해 모든 단계에서의 지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나 교육청 등을 포함해 관계기관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우선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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