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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성공하려면- 김경모(경상대 일반사회 교육과 교수)

  • 기사입력 : 2015-09-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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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내년 1학기부터 전면 실시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진로 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토론, 실습 등 수업 방법을 다양화하고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 교육부는 2013년 4월부터 연구학교와 희망학교의 확대 공모 지정을 통해 자유학기제의 시범운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경남의 경우 2013년도에 2개 교가 연구학교로 지정된 바 있으며 올해는 전체 272개 중학교 중 88%에 이르는 237개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범운영 중이다.

    중학교에 자유학기제도가 도입되게 된 주요한 배경 중의 하나는 2008년의 한국직업능력원의 연구 결과이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장래희망이 없다’는 비율이 초등학생들의 11.2%에서 34.4%로 급증했으며, 중학생들이 장래 희망을 결정하지 못한 주된 이유가 자기 자신에 대한 탐색·고민의 시간과 계기가 부족한 데서 오는 결과라는 것이다. 중학교 시기가 직업과 관련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기 적성과 소질을 탐색하는 데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발달 전문가들의 견해도 중학교에 진로탐색을 위한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는 데 한몫을 했다.

    그간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연구 및 희망학교로 참여한 학교들은 많은 고민을 하고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체 6학기 중 어느 학기를 자유학기로 할 것이냐의 선택에서부터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일정 부분을 소화하면서도 자율 교육과정을 짜는 일, 학생 중심의 토론 및 실습 활동을 수업에 도입하는 것 어느 것 하나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2년 이상의 경험을 통해 많은 중학교들이 자유학기로 1학년 2학기를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 교사의 이동으로 인한 프로그램 결손을 막을 수 있고 어느 정도 중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수업 부담이 적은 점들이 고려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2015년 경남 지역에서 연구 및 희망학교 237개교 중 228개교가 1학년 2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운용할 계획이다. 그리고 기존의 창의적 재량 활동과 동아리 프로그램의 운영 경험도 자율교육과정 부분을 기획하고 꾸리는 데 보이지 않는 자산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교육청은 자유학기제의 연착륙을 위해 장학과 수업 그리고 교사 부문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모임을 꾸리고 있다. 여기에는 교육청은 물론 지역 교육지원청과 경남 교육연수원 및 교육정보원 등의 관련 기관이 전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추진체계는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안착되는 과정에서 여기에 적합한 교육과정과 학습방법, 평가 방법을 찾아내고 적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육청과 단위 학교들의 노력만으로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목표와 성격에 부합되는 생동감 있고 학생들이 원하는 생생한 콘텐츠를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진로 교육을 통한 직업 탐색활동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공해줄 수 있는 현장과 연계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를 통한 진로 교육의 성공은 지역사회 전체의 관심과 연계 속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지역의 기업과 대학이 같이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대학들이 홍보 차원에서 이제까지 해 왔던 활동들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지역의 중학교에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

    경남지역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활동만큼 왜 내가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의 직업적 적성이 무엇인지를 찾아나가는 교육 활동인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지원활동에 대한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지역의 중학교와 지역사회 전체가 학습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경 모

    경상대 일반사회 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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