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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NCS, 전문대학의 새로운 도전- 장효영(남해대학 관광과 교수)

  • 기사입력 : 2015-09-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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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미국 뉴스위크의 세계 100대 대학 순위 발표는 충격적이었다. 경제 규모와 위상은 10위권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교육기관의 후진성을 두고 질타와 비난이 적잖았다. 당시 교육계 나름대로의 선진국 수준에 미흡한 재정지원과 엄격한 행정규제 등을 변명으로 내세웠지만, 국민적 시선은 예사롭지 않았다. 책망과 비난 덕분에 이제 20위권에 진입한 대학이 생겨났다. 고무적이다. 앞으로 경제순위에 걸맞은 대학이 기대된다.

    연구 중심의 4년제 대학 못지않게 직업교육 중심의 전문대학도 4년제 대학의 아류에서 벗어나 고등직업전문기관으로 거듭나면서 학제상으로는 기술력의 심화를 위해 4년제 학위과정을 운영하는가 하면, 기술 인력의 전문성 확보로 명장대학원과정을 개설해 석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물론 변화가 실효를 거두면 기술박사의 양성도 가능할 것이다.

    전문대학 교육혁신의 백미는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의 도입이다. 2년여 준비기간을 거쳐 금년에는 본격적인 NCS시대를 열었다. 이제 전문대학은 체계화된 단계별 기술교육을 직무군 별로 실행하며, 자격증 취득을 위한 별도의 과정과 학습 없이도 교육과정이 자격증으로 인정받는 시대에 근접해 가고 있다.

    변화는 늘 도전이요,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러한 NCS가 개별 대학에서 수용하기까지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시기적으로 대학의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위기의식과, 학습과 취업이 연계되기를 원하는 교육수요자의 절박한 요구, 그리고 학위와 스펙보다는 능력 중심의 교육을 희망하는 사회적 열망이 학내의 복잡한 심리적 갈등을 잠재우며 전문대학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난날 산업현장의 급변하는 기술요구에 부응해 개설한 백화점식 학과들이 전문성은 결여되고, 기술교육의 체계성은 빈약해 전반적인 전문대학의 정체성이 혼돈스러운 상황에 직면하자, 전문대학 특성화를 위한 국가적 노력은 대학의 학제 간, 혹은 기술교육의 전문성 회복과 강화를 목적으로 단일 혹은 투 트랙 정도의 전문분야에로 대학의 특성화를 요구하게 됐고, 결국 평가를 통해 전문대학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낸 것이다.

    이와 더불어 2020년이면 금년 대비 47만6000여명 정도의 학령인구가 급감하므로 이를 대비한 대학의 구조조정 평가가 거의 동시적으로 이뤄져 변화의 신속성을 경험하는 전문대학은 기존의 군더더기 교과목을 실무 교과목으로 재정비하며, 산업체 출신의 전문 인력이 수업을 주도하는 거친 변화의 태풍을 경험하고 있다. 학생 역시 어리둥절하나 결과는 ‘새로운’ 경험이 학생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나른한’ 이론보다는 실무를 통한 기술력을 체득하는 준비된 전문기술인이 전문대학에서 양성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대학의 생존을 가늠할 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는 예견된 결과의 반란이었다. 수도권 중심의 입시자원이 풍부한 대학, 그리고 이전에 명성이 높았던 대학의 이름은 더 이상 대학의 최고학점에 해당되는 에이플러스대학의 명단에 보이지 않는다. 열악한 환경에서 치열하게 생존을 고민하는 대학이 새롭게 전문대학의 명문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도 전문대학의 향후 발전 가능성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전국 135개 전문대학의 최우수 등급이라 할 14개 대학 중에 우리 경남 소재의 2개 대학이 선정된 것은 경상남도와 기업, 그리고 대학이 ‘취업약정 트랙제’를 통해 변화의 물결에 앞서간 결실로 보인다. 호텔의 웨이터를 꿈꾸던 학생이 조선산업의 일꾼이 되기 위해 용접 트랙에서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기용접, 가스용접의 전문기술을 35년의 명장으로부터 호된 꾸지람 속에서 땀 흘리며 배우고 있는 그곳이 바로 전문대학이다!

    장 효 영

    남해대학 관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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