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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축제 재정자립화의 화두 ‘입장료 유료화’ - 김태영(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기사입력 : 2015-09-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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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중반 지방자치제도 도입 이후 지역축제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방식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축제예산 중 보조금 비율은 절대적으로 높다. 행정자치부의 2013년 행사축제 원가회계정보를 살펴보면 지자체에서 개최한 행사(광역 5억원, 기초 3억원 이상) 395건의 지원금은 72%에 이르며, 전남 강진청자축제(15억7000만원), 서울 등축제(11억1000만원) 등은 수익금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최근 행정자치부는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 노력 유무에 따라 교부세를 차등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축제의 경제적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것일까? 우리나라는 국민 대다수가 축제를 공공서비스, 문화복지 차원으로 인식하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제도 도입 이후 축제가 지역 이미지 제고, 관광객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무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됐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최근 축제의 성과에 대한 비판적 관점, 지방재정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축제의 통폐합, 재정자립화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었고 이제 축제는 수익구조 강화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재정자립화를 위해 올해부터 축제장 입장을 유료화한다고 밝혔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이지만 연령, 예매 시기 등에 따라 할인해주며 진주시민은 주중관람 무료 초대권을 제공한다. 입장료 유료화 첫해부터 다소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에 의견이 분분하지만, 명예축제로 졸업하면서 6억원의 국·도비 지원 감소에 따른 축제의 품질 저하와 글로벌 축제화 추진을 위한 절박한 선택으로 생각되며 특히 40%가 넘는 재정자립도를 확보한 축제의 입장료 유료화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판단된다.

    우선, 축제의 입장료 유료화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의존한 단기적 계획수립에서 탈피해 안정적 재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자생력 확보로 장기적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축제 프로그램은 재투자, 수요자 중심의 질적 변화 등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

    다음은 충성도(Loyalty) 높은 고객을 전략적으로 유치하면서 축제의 혼잡도 감소, 안전성 강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진주남강유등축제의 경우, 같은 기간에 개최되는 개천예술제,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이 무료이기 때문에 무료 축제에만 관람객이 쏠리는 풍선효과도 발생 가능하며, 입장료 유료화에 따른 단기적 수요 변화가 입장료 수익보다 관람객의 소비지출 총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축제의 유료화를 진행하면서 추진 주체는 그동안 축제가 성장하면서 희생하고 지속적으로 찾아준 지역주민과 관람객의 애정을 기억하고 배려해야 한다. 입장료 유료화를 통한 재정자립화가 축제를 어떤 면에서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쉽고, 자세하게, 계속해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고통 없는 혁신은 없다. 하지만 혁신의 저변에 축제를 떠받치고 있는 지역주민과 관람객의 수긍과 지지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축제는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시대적 여건 등 다양한 이유로 지역축제가 공공재원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면 이제는 수익성을 강화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래서 이번 진주남강유등축제 입장료 유료화 추진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한민국 모든 축제가 지향하는 재정자립화의 가능성을 진주남강유등축제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지금은 많은 분들의 발전적인 비판과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영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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