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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육감의 실수

  • 기사입력 : 2015-09-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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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11시 경남도교육청 소회의실. 박종훈 교육감이 급식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어이없었다. 기자회견 20분 전 배포된 보도자료와 교육감 기자회견문의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보도자료에는 ‘2014년 수준의 무상급식 회복을 전제로 경남도의 감사를 받겠다’고 돼 있었다. 그런데 기자회견문을 다 읽고 질의응답 시간에 교육감은 조건 없는 감사 수용이라고 했다. 기자들이 보도자료와 다르다며 거듭 확인을 해야 했다.

    교육감은 미처 제목을 확인 못했다며, 이 부분을 삭제하자고 했다. 그래서 ‘조건부 수용’이 ‘무조건 수용’으로 바뀌었다. 기자회견의 핵심 내용을 질의응답 시간에 바로잡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본의 아니게 미리 송고한 기사는 오보가 됐다.

    기자회견은 형식적으로는 기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실질은 도민을 대상으로 교육감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다.

    보도자료와 기자회견문은 주무관과 담당계장, 과장을 거쳐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핵심 내용을 기자회견 자리에서 수정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형사고’를 ‘실수’로 넘기기에는 사안이 결코 작지 않다. 이미 조건부 감사 수용 보도문은 도의원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이날 오후 열린 도의회 본회의에서 교육감의 진의와는 다른 조건부 감사 수용을 놓고 의원들의 질의가 있었다. 도의원들이 전혀 다른 팩트로 이야기를 하게 만들었다.

    급식갈등 국면에서 교육청의 이해되지 않는 입장 변화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 도의회 중재안 협의과정에서 교육청 협상대표의 발언은 바로 개인의견으로 번복됐다. 급식 관련 학부모 설문조사를 진행하다 갑자기 중단하고 수정안을 내기도 했다.

    교육감은 그동안 감사를 받을 수 없는 이유를 대등한 도단위 기관으로서의 위상과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감사 수용 기자회견에서 교육청 공무원들의 자존감 훼손을 언급했다.

    잦은 입장 번복이 기관 위상을 떨어뜨리지 않는지 숙고했으면 한다. 실수는 한두 번으로 족하다. 실축이 잦으면 감독인 도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학수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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