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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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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학교 한국사 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명형대(문학평론가)

  • 기사입력 : 2015-09-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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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 교과서를 검인정으로 출간할 것인지, 국정 교과서로 정할 것인가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청소년들이 국가에 대한 그들 나름의 정체성을 세우면서 역사관을 키우는 귀중한 교육 자료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다. 발 빠르게 말해 천안함 폭침 사건을 두고, 정부의 발표에도 이를 의심으로만 바라보는 소수 청소년들의 태도가 바로 한국사 교육 현장을 반영한 것이자 그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은 1948년 이승만이 수립한 정부나, 부국강병의 경제적 업적보다 박정희의 군사독재 정권을 정통성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의 역사에서 제외시키고 상대적으로 북한에서 수립한 정부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친북 성향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이승만 독재를 인정하지만, 독립된 해방정국의 새 정부를 세운 국부임을 믿는다. 그리고 군부독재를 인정하면서도 확연히 달라진 세상살이에 경제적 부를 이끌어낸 그의 공적을 인정한다. 나아가서 10대를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좌경 친북의 성향을 가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젊은이들의 희생을 보고도 비이성적인 자기 영토 수호의 옹졸한 태도만을 고집하는 역사학자들에게서가 아니라 오히려 일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사실들로써 정립한 우리들 보통사람들의 보편적 역사의 인식(관)이 옳다고 믿는다.

    한국사 교과서를 검인정이냐 국정이냐의 공방은 양쪽 모두 나름의 논리가 있겠지만, 국정 교과서가 가지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가지면서 한 나라의 역사가 가지는 다양한 의미를 존중하는 검인정의 방식이 옳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들 보통사람, 학부모들은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분단된 현실에서 견제 없는 자유는 우리의 삶에 혼란과 불안을 초래할 것임을 알고 있다. 참된 정신을 벗어난 전교조 교사의 역사교육이 우리 아이들에게 혼란만을 부추겨 왔음을 안다. 아이는 더 커 갈 것이다. 심도 있고 깊은 사유가 필요한 사항은 아이도 자라면서 스스로 배우게 될 것이다.

    2014년 교육 현장에서 고등학교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 채택에 치열한 공방이 있었고 2013년에도 검인정 교과서 채택을 위한 논의가 대거 있었지만, 사관을 달리하는 역사학계는 10대 청소년의 한국사 교육을 위한 접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특히 정통성 논란은 남북 정권에 대한 입장에서 좌경화 우경화 그리고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근대화에 어디에 역점을 두느냐의 문제로 연결되고 이는 새삼 분란을 더 키워 왔다.

    한국사 교육의 또 다른 문제점은 교과서가 교육의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없음에도 현재 교과서가 양적으로 점점 비대하다. 양적 조절을 위한 문제는 근·현대사 부분을 줄일 수 있게 한다. 논란의 진원지로서의 역사의 과오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유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현대사는 그런 만큼 중등학교 교과서에서 확정적으로 가르치기에 충분하지 않고 또 역사학계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만큼 미완성의 역사라는 사실뿐 아니라 학교 시험과의 관계를 보면 이는 충분히 고려함 직하다.

    역사는 결코 과거로 남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와 관계하면서 현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재해석되기도 한다. 그리고 미래도 현재가 된다. 현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는 현재의 정치 이념에 따라 역사를 바라보겠다는 의미다. 역사관을 달리하는 사학자들은 정부의 주장이 역사를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적어도 역사 교과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입장을 달리하는 역사학자들, 그리고 경험으로 역사의 질곡을 겪어온 사람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여러 분야 사람들의 참여가 교과서 역사의 새 길, 나아가서 새 역사 서술을 위한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명형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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