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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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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정민주 기자의 야구야그 (3) 사이클링 히트

[살롱]

  • 기사입력 : 2015-09-25 13: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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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다이노스는 '기록 다이노스'
     
    이젠 NC 다이노스를 기록다이노스라고 별명을 붙여도 될 것 같습니다. 1군 진입 3년 차의 신생구단치곤 꽤 많은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 시즌만 해도 테임즈의 사이클링 히트(무려 두 번), 100타점 3명 보유, 팀 사이클링 홈런 등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오늘은 기록의 스포츠라고 불리는 야구 중에서도 올 시즌 눈에 띄는 NC 다이노스의 기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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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3일 오후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7회말 솔로홈런을 친 NC 지석훈이 이광길 3루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경남신문DB/
    9.13 마산대첩, 들어보셨나요? '8점차 역전승'
     
    지난 9월 13일 마산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SK와이번스 경기는 NC팬이라면 앞으로 두고두고 기억할 것 같은데요. 이날 경기의 히어로인 지석훈 선수는 우주최고미남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고(그전까진 우주미남이라는 애칭이 있었죠, 유사어로는 은하계 미남이 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닉쿤보다 서쿤'을 더 좋아합니다. 이유는 선수 보호차원에서 생략) 팀으로 봐도 끈끈한 NC 야구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경기가 됐습니다.

    기쁜 마음을 안고 그날로 잠시 돌아가 볼까요. 에이스 해커가 등판했지만 7회초까지 3-11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는데요. 7회말 지석훈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8회까지 6-11로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5점차로 뒤지고 있어 NC팬들도 사실 크게 기대하고 있진 않았죠. 하지만 NC가 2점을 더 따라붙자 혹시나 하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곧 환희로 바뀌었는데요. 9회말 2아웃,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겨놓고 지석훈이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리며 12-11 대역전극을 완성한 겁니다. 이를 두고 일부 야구팬들은 9.13 마산대첩이라고 명명하며 올 시즌 최고의 경기로 평가했습니다.

    올 시즌 8점차 뒤집기는 리그 3번째 기록인데요. 9회 5점차 열세를 뒤집은 건 역대 최다 타이 기록으로 시즌 두 번째이자 KBO 역사를 통틀어서도 4번째 대기록입니다. 해태가 1990년 6월 3일 무등 롯데전, LG가 2006년 8월 16일 잠실 롯데전, kt가 8월 19일 수원 넥센전에서 5점차 열세를 뒤집었는데 공룡군단 NC가 4번째 드라마를 썼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바로 지석훈 선수. 전직 영웅(넥센 히어로즈에서 이적)이었음을 증명하듯 올 시즌 3번의 끝내기를 기록하며 히어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날 8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한 지석훈은 5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으로 인생경기를 펼쳤습니다. 프로 데뷔 첫 5안타, 멀티 홈런, 두 자릿수 홈런 그리고 첫 끝내기 홈런까지 하루 만에 모든 걸 경험하며 황홀한 하루를 보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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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1일 오후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NC 경기 6회초 무사 1루에서 NC 테임즈가 2루타를 때려내며 사상 첫 한 시즌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지전능 '사이클링 히트'
     
    이번엔 10점 만점에 10점짜리 선수 테임즈의 대기록을 살펴볼까요? 잘 치고 잘 달리고 잘 훔치는 NC다이노스 4번 타자 테임즈 선수는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데요. 특히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사이클링 히트를 지난 4월 9일 기아전과 8월 11일 넥센전에서 기록하면서 KBO리그 최초로 한 시즌 두 번의 사이클링 히트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사이클링 히트란 야구경기 중 타자가 한 게임에서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친 경우를 말하는데요, 친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히트 포 더 사이클(hit for the cycle)'이라고도 하고, 전지전능의 안타라는 뜻으로 '올마이티 히트(almighty hit)'라고도 불립니다. 국내 프로야구 첫 사이클링 히트는 프로 원년인 1982년 6월 12일 삼미슈퍼스타즈와의 경기에서 오대석(당시 삼성) 선수가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양준혁 선수가 통산 사이클링 히트를 두 차례 기록했지만 한 시즌에 두 번 기록은 테임즈가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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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5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와 KT의 경기. NC 이호준(오른쪽)이 6회말 2사 만루 때 만루 홈런을 친 후 홈에서 나성범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호준은 이 만루홈런으로 역대17번째로 1700안타를 기록했다./경남신문DB/

    홈런쇼 '팀 사이클링 홈런'
     
    사이클링 히트처럼 팀 사이클링 홈런도 쉽지 않은 기록인데요. 9월 15일 마산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NC 다이노스는 팀 사이클링 홈런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NC는 이날 1회말 나성범이 3점 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했고, 2회엔 손시헌의 솔로홈런, 김태군의 3점 홈런이 터졌습니다. 여기에 이호준이 6회 2사 만루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대기록을 달성했는데요. 이 기록은 KBO 16번째이고 NC 구단 사상 두 번째 팀 사이클링 홈런이었습니다.

    NC는 지난해 5월 7일 목동 넥센전에서 역대 15번째 팀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한 바 있는데요. 이때도 이호준이 만루홈런을 쳐 팀 사이클링 홈런이 완성됐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16호 기록도 이호준이 만들어냈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날 이 홈런 한 방으로 이호준은 여러 기록을 갈아치웠는데요. 시즌 타점 홈런 안타 등 온갖(?) 아홉수에 묶였던 이호준은 이날 기록을 쏟아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이날 경기 전과 후를 비교하면, 올 시즌 19홈런→20홈런, 119안타→120안타, 99타점→103타점 통산 1699안타→1700안타였습니다. 이 홈런 한 방에 많은 기록을 세운 이호준 선수. 역시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네요. ^^

     
    밥상 잘 차리고 차린 밥상도 잘 먹고- '1팀 3타자 100타점 보유&3타자 100득점'
     
    대장공룡 이호준 선수의 103타점으로 NC가 자랑하는 나이테(나성범-이호준-테임즈) 트리오가 100타점씩을 기록하며 한 팀에서 3타자 100타점 보유라는 기록을 세웠는데요. 잔여경기가 많지 않은 현재 KBO리그에는 12명의 타자가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NC 3명과 삼성 3명, 넥센 2명, 롯데 2명, 한화 1명, 두산 1명으로 3타자가 100타점을 기록한 팀은 NC가 유일합니다. 리그에서 한 팀이 한 시즌에 100타점 이상을 올린 타자 3명이 배출한 것 또한 KBO리그 최초입니다. 4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KBO에서 처음 세운 기록이라니. 팬으로서 뿌듯해지는데요.

    클린업트리오의 100타점에는 잘 차려진 밥상(야구팬들은 주자가 득점권에 나가 있는 것을 밥상을 차렸다고 표현합니다)도 한몫 톡톡히 했습니다. 박민우, 김종호 선수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 역시 리그 최강급인데요. 높은 출루율에 많은 도루를 성공시켰기 때문입니다. 육상부 NC 답죠? ^^

    3타자 100득점 기록도 달성했습니다. 현재 (9월 24일 오전 기준) 나성범 선수는 124득점, 105득점으로 팀에서 테임즈에 이어 두 번째로 100득점-100타점 돌파했고, 박민우 선수도 대타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100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어릴 적 하일성 아저씨가 하는 야구 해설을 보면 늘 듣던 단골멘트가 있습니다. "아, 야구 몰라요~" 야구는 돌발상황이 많아 예상치 못한 플레이가 펼쳐지기 때문인데요. 9월 13일 주전선수를 거의 뺀 상황에서 9점을 내며 12-11로 대역전극을 펼칠 줄은 아무도 몰랐듯 정말 야구는 모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그냥 이뤄질 리는 없죠! 지석훈 선수 역시 그런데요. 시즌 중 선수 칭찬을 아끼는 걸로 유명한 NC 김경문 감독은 "기회는 노력하는 사람이 잡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기회를 잡는 게 아니다. 석훈이가 그만큼 뒤에서 준비를 많이 했고, 기회가 왔을 때 잡은 것이다. 현대에서 1번으로 뽑은 선수일 정도로 자질이 있었던 선수"라며 "야구란 게 3할 타율과 10승 외에도 정말 팀이 필요로 할 때 하는 성적이 있다. 주전이 빠진 가운데 석훈이가 그 자리에 가서 보이지 않게 차근차근 잘해줬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차곡차곡 많은 승을 쌓을 수 있었다"고 지석훈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NC의 매력이 바로 이 점인데요, 다이아몬드 같이 돋보이는 선수 한 명이 팀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그 노력이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는 큐빅 같은 선수들이 많기에 지금의 성적을 내는 것 같습니다.

    이제 올 시즌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NC는 1위 삼성을 잡기 위해 치열한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데요. 지금처럼 근성 있는 경기를 하는 NC,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NC를 끝까지 응원하다 보면 언젠가 1위에 오른 NC도 볼 수 있겠죠? NC의 1위 달성을 응원하겠습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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