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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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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X 같아요’… 창원지역 유흥업소 간판 ‘도 넘었다’

오빠 빨리·맛남·드슈·아가씨 항시 대기…
손님 끌려 선정적 표현 남발
여성 성적 상품화 표현 다수

  • 기사입력 : 2015-10-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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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옛길 한 유흥주점 간판에 낯 뜨거울 정도로 선정적인 문구가 붙어 있다./전강용 기자/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A(46·여)씨는 아들과 함께 지난달 초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옛길을 지나다 화들짝 놀랐다. 2층에 위치한 유흥주점 간판이 낯 뜨거울 정도로 노골적인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간판에 ‘아가씨 항시 대기’란 글자 외에 ‘쌀X 같아요’란 표현을 본 박씨는 “어린아이들도 자주 다니는 거리인데 너무 선정적이라서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며 “손님을 끌기 위한 방법이라지만 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유흥업소 간판의 선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7일 창원시에 등록된 룸살롱과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는 모두 2048곳으로, 일부 업소들이 밤거리 술꾼을 유혹하기 위해 여성을 성적으로 상품화하거나 성행위를 묘사하는 선정적인 문구를 서슴없이 표현하고 있다.

    1980~90년대에 등록된 유흥업소들의 간판을 살펴보면 ‘좋은 친구들’ ‘조은날’ ‘장미’ ‘상록수’ ‘쎄시봉’ 등을 사용했지만 2000~2005년 들어 ‘황진이’ ‘황제’ ‘홍콩’ ‘대문’ ‘뽕짝’ 등에 이어 2006년 이후 ‘꿀물’ ‘배꼽아래’ ‘꽃술’ 등 점점 여성성을 상징하는 표현을 쓰고 있다. ‘오빠 빨리’ ‘맛남’ ‘드슈’ ‘오빠 저여요’ 등 자극적인 표현도 흔하다.

    창원 상남동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B(54)씨는 “기존에 등록된 업소들의 상호가 많다 보니 그중에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골라야 하고, 손님들의 시선도 한눈에 잡아야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낯 뜨겁고 저속한 어감의 단어가 우후죽순식으로 많아지고 있지만 행정기관에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제재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미풍양속에 어긋나거나 청소년에게 위해가 될 정도의 광고는 허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선정에 대한 판단 기준이 애매하다.

    창원시 관계자는 “자극적인 표현을 쓴 간판에 대해서는 철거 명령을 내리고 있다”면서 “노골적인 표현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사용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우회적으로 단어를 교묘하게 바꿀 경우에는 난감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김정대 교수는 “유흥업소의 선정적인 간판은 의료기관 간판의 명칭 파괴와 함께 법망을 교묘히 피한 발상”이라며 “넘치는 저속한 표현 학부모 입장에서 염려스러운 만큼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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