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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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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693) 제13화 블루오션을 찾아서 ⑬

“어디로 가는 거야?”

  • 기사입력 : 2015-10-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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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합은 보자기로 싸여 있었다.

    “김밥이야. 아침 안 먹은 사람이 있을까 봐 쌌어.”

    “와아.”

    조민주는 찬합을 열어 김밥 하나를 꺼내 입에 넣었다. 장유리는 김밥을 맛있게 말았다. 안소연과 이요환도 김밥을 먹으면서 탄성을 내뱉었다.

    “얘는 김밥도 잘 말아. 아침에 바빴겠다.”

    이요환이 김밥을 먹으면서 눈을 흘겼다. 장유리가 다시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영미 도시락 쌀 때 조금 더 싼 거야.”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거야?”

    “가는 길에 남양주에서 다산 정약용 생가 둘러보고 적당한 강가에 자리 잡자.”

    “그래. 좋아.”

    이요환이 찬성했다. 어디라고 딱히 정할 필요는 없었다. 미사리를 지나 팔당대교 쪽으로 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차창으로 눈이 부시게 파란 한강이 보였다. 남양주 다산생가에 이르자 차에서 내려 들어갔다. 다산 정약용은 전라도 강진에서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수백 권의 저서를 남겼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에도 많은 저서를 남긴 조선의 지식인이었다. 생가와 시비 옆에는 연못도 있었다. 연꽃은 이미 지고 없었으나 연잎은 무성했다. 다산생가에서 나와 양평 쪽으로 달렸다. 길가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보였다. 도로에서 소로를 따라 달리다가 갈대숲이 무성한 강가에 이르렀다.

    “여기 어때?”

    차에서 내린 장유리가 강을 살폈다. 강을 살피자 전망이 아름다웠다.

    “갈대가 울창해서 더욱 좋다.”

    안소연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조민주는 차에서 돗자리를 꺼내 깔았다. 장유리는 찬합에 김밥이며 전, 닭강정까지 준비하여 돗자리 위에 펼쳐놓았다.

    “고기부터 구워 먹자.”

    “그래.”

    4인조 넷이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둘러앉아 왁자하게 고기를 굽고 술을 마셨다. 햇살이 따뜻하여 가을 한때를 보내기에 좋았다. 4인조는 배부르게 고기와 밥을 먹고 술을 마셨다. 밖에서 먹는 점심이라 더욱 맛이 좋았다.

    “사업 이야기나 하자.”

    4인조는 점심을 먹고 나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민주는 안시찬이 기획한 베스트시리즈를 이야기했고, 안소연은 영화 이야기를, 장유리는 치킨 이야기를 했다. 이요환은 웹소설 사이트와 기업 경영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배부르고 햇살이 따뜻하니 참 좋다.”

    이요환이 다리를 뻗고 앉아서 말했다.

    “그래서 함포고복(含哺鼓腹)이란 말이 생긴 거야.”

    조민주가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함포고복?”

    조민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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