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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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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생존기] 도영진 (6) 고민은 기자의 숙명이다

  • 기사입력 : 2015-10-20 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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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박감이 엄습해옵니다. 쉬어도 편하지 않고 쉬지 않아도 편하지 않습니다. 요즘 동기와 저는 한숨을 많이 쉽니다. 수습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말인즉슨 취재 아이템도 스스로 찾고, 취재도 스스로 하고, 기사도 스스로 다 써야한다는 의미입니다.(ㅠ.ㅠ)
     
    선배: 오늘 뭐 취재해볼래? (네?......아직 생각을 못해..) 언제까지 시키는 것만 취재할래?
     
    '시키는 것만 하기에도 아직 벅차요'라고 속으로만 말합니다.
     
    한 달 전만 해도 선배들은 '수습기간 끝나더라도 배우면서 찬찬히 하면 되니 너무 부담 가지지도 말고 지금부터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더니... 언젠가부터 '지금까지는 연습이었고, 지금부터는 실전이다'고 합니다. 겁도 줍니다. 수습 끝나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부쩍 부장님의 지시사항도 많아졌습니다. 선배들도 한층 더 매서워졌습니다. 하루에 한 번씩 등줄기에 땀이 납니다. 마감시간까지 기사를 완성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합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수습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는데, 불과 열흘밖에 남지 않자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습니다. 동기나 저나 아직 많이 부족한데 시간은 야속하기만 합니다.
     
    희망적인 사실인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위안이 되는 선배의 말도 있습니다. 선배들도 다 같은 고민과 걱정을 했고, 압박감을 느끼는 과정을 거치며 기자가 됐으니 지금 우리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어떤 선배는 기자가 된지 1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기사에 목마르다고 하기도 합니다. 늘 고민이라고 합니다. 내일 무엇을 써야할 지. 그리고 이런 말도 해줍니다. '고민은 기자의 숙명이다. 그래야 좋은 기사가 나온다'고. 선배의 이 말을 취재수첩 맨 앞장에 써놓았습니다. 이 고민을 즐겨야겠습니다.
     
    당장 수습기간이 지나면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고민고민~ 하지도 않으려 합니다. 수습이 끝나더라도 먼저 시행착오를 겪은 선배들이 저희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모르면 귀찮게 묻고, 힘들면 기대려 합니다. 술도 많이 사달라 하겠습니다. 그전에 일단 내일 뭐 취재해 볼지 고민부터 하겠습니다.(ㅠ.ㅠ)
     
    메인이미지
    등줄기에 땀이 날 때는 회사 옥상에 올라온다. 가슴이 뻥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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