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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 구사구용(九思九容)- 아홉 가지 생각함과 아홉 가지 모습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5-10-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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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그냥 되는 대로 살아가면서 나이만 먹는다고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바른 생각을 하여 힘써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만 올바른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다. 좋은 쪽으로 발전하기는 어렵고, 나쁜 쪽으로 타락하기는 너무나 쉽다. 숨이 넘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좋은 물건을 만드는 데도 많은 공을 들여야 명품이 되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靈長)이고, 각자의 개성이 다른 사람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예의 없는 사람이 날로 늘어나는 것 같다. 불량 청소년은 물론이고, 70대 노인이 친구끼리 사소한 문제로 지하철에서 패싸움을 벌여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사회 전체가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든 느낌이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구사(九思)와 구용(九容)이다. 곧 ‘아홉 가지 생각하기’와 ‘아홉 가지 모습’이다. 구사는 ‘논어(論語)’에 나오는 공자(孔子)의 말씀이고, 구용은 ‘예기(禮記)’에 나온다.

    구용은, 일상생활에서 몸과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는가를 이르는 지표고, 구사는 학문을 하고 지혜를 더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말로, ‘소학(小學)’ 등 각종 어린이 계발용 도서에 많이 인용돼 있다. 조선시대 율곡(栗谷)선생의 ‘격몽요결(擊蒙要訣)’에도 인용돼 있다.

    구사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볼 때는 밝게 볼 것을 생각하라.[視思明]

    둘째, 들을 때는 귀 밝게 들을 것을 생각하라.[聽思聰]

    셋째,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라.[色思溫]

    넷째, 용모는 공손하게 할 것을 생각하라.[貌思恭]

    다섯째, 말은 충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라.[言思忠]

    여섯째, 일할 때는 경건하게 할 것을 생각하라.[事思敬]

    일곱째, 의문이 나면 물을 것을 생각하라.[疑思問]

    여덟째, 화가 나면 뒤에 야기되는 어려움을 생각하라.[忿思難]

    아홉째, 이득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라.[見得思義]

    구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발의 모습은 정중하게 하라.[足容重]

    둘째, 손의 모습은 공손하게 하라.[手容恭]

    셋째, 눈의 모습은 단정하게 하라.[目容端]

    넷째, 입의 모습은 멈추게 하라.(함부로 말하지 마라)[口容止]

    다섯째, 말소리의 모습은 차분하게 하라.[聲容靜]

    여섯째, 머리의 모습은 곧게 하라.[頭容直]

    일곱째, 기운의 모습은 엄숙하게 하라.[氣容肅]

    여덟째, 서 있는 모습은 덕성스럽게 하라.[立容德]

    아홉째, 얼굴빛의 모습은 굳세게 해야 한다.[色容壯]

    구사와 구용을 생활화해 인격 함양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九 : 아홉 구. *思 : 생각 사.

    *容 : 얼굴 용.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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