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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산학연 협력으로 중소기업에 기술의 날개를 달아주자- 엄진엽(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 기사입력 : 2015-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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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이론의 권위자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몇 년 전 서울의 한 강연회에서 기술력 취약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파괴적 혁신전략’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한 바 있다. 파괴적 혁신전략이란 ‘새로운 개념의 상품 및 서비스로 틈새를 파고들어 시장에 진입한 후 시장 전체를 장악해 나가는 경영기법’을 뜻하는 말이다. 중소기업이 냉혹한 경쟁체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타 기업이 모방 불가능한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길밖에는 없다. 인적·물적 자원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이 이와 같은 파괴적 혁신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산학연 협력’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90년대 초반 경제 불황을 경험했던 스웨덴이나 핀란드가 오늘날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최상위권에 오를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기술혁신과 사업화 노력을 기울인 대학-연구소-기업 간의 긴밀한 산학연 협력체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영국의 케임브리지 테크노폴, 스웨덴의 시스타, 일본의 타마클러스터 등 세계의 대표적인 혁신단지 성공사례들도 대학·연구기관과 기업 사이의 긴밀한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기술혁신을 통한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중소기업청에서도 이러한 산학연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간 152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R&D에 처음 참여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학·연구기관과 협력 R&D를 지원하는 첫걸음 R&D, 혁신역량이 부족하거나 성장정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학·연구기관과의 협력 R&D를 지원하는 도약 R&D, 대학·연구기관이 보유한 연구장비를 중소기업이 활용하는 연구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산학연 협력을 지원해 중소기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산학연협회가 발간한 ‘2014년도 산학연협력 기술개발사업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지원금 1억원당 평균과제 매출액은 11억9800만원, 특허출원 건수는 1.65건으로 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산학연 협력의 큰 장점에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대학·연구기관 상호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소기업은 기술을 개발해 이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최대 목표인 반면, 대학·연구기관은 사업화보다 연구개발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꾸준히 중소기업과 대학·연구기관 간의 상호 소통이 전제돼야 진정한 윈윈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주역경문(周易經文)에 보면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 其利斷金)’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두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그 예리함으로 쇠라도 자를 수 있다’라는 뜻으로 손바닥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나고, 수레도 바퀴 하나만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며, 새도 한 날개로는 날 수가 없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앞으로 중소기업·대학·연구기관이 상호간의 협력을 강화해 우리 중소기업에 ‘기술의 날개’를 달아줌으로써 중소기업이 기술 하나만으로도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히든 챔피언이 되어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며 날아다니기를 기대해 본다.

    엄진엽 (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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