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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생존기] 김재경 (8) 수습기자 아닌 기자

  • 기사입력 : 2015-11-03 10: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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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습기자로 몇 날 밤(3달)을 자고 나니 탈수습이 찾아왔다.

    수습생존기도 8화가 됐다. '모든 것이 새로운 수습기자'라는 소개와 제목이 꽤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이러면 안 되지만 아직도 한 줄을 쓰기가 쉽지 않다. 기사를 쓴다는 표현보다 싸운다는 표현이 올바를 것 같기도 하다. 몇 시간을 끙끙대며 잘 쓰이지 않을 때면 정말 괴롭다. 형편없는 기사를 써낼 때면 내가 형편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아무것도 써낼 수 없었을 때였다. 무언가 기사가 될 만한 것을 찾는 것은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과는 별개였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어느새 사회부 수습기자가 아닌 사회부 기자가 됐다.

    편집국장님께선 '이제 스스로 날갯짓을 해 날아올라야 할 때가 됐다'고 말씀하셨다.

    김해중부·서부경찰서 등 나에게도 출입처가 생겼다. 출입처 조정이 있었던 고휘훈 선배의 뒤를 잇게 됐다. 선배로부터 100여개가 넘는 연락처와 관련 정보들을 얻고 인수인계를 받았다. 그곳에서 만난 분들은 나에게 한결같이 '선배가 너무 잘해놓아서 부담스럽겠다'고 말했다. 또 선배에게는 '그동안 정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간다고 하니 너무나 아쉽다. 자주 만나자'며 선배의 손을 꼭 잡았다.

    선배와 그들과의 깊은 유대관계가 나에게도 전해졌다. 그들이 낯선 나를 호감으로 대하는 것도 느껴졌다. 선배 덕분이다.

    이제 선배의 뒤를 이어 또 잘할 것이라고 말해보지만, 사실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더 잘하겠다는 말은 못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선배가 나의 앞에 얼마나 멀리 서 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윗 기수 선배가 그렇게 느껴지는데 다른 대선배들은 감히 가늠도 못 하겠다.

    선배는 '내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 경남신문 기자는 원래 최고다. 선배들이 잘 다져놓은 길만 따라 걸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우연히 보게 된 선배의 수첩에는 '이곳에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진실해져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지난밤 탈수습 환영식 때 선배들이 해준 말이 떠올랐다. 그 글은 다른 선배에게서 들은 말과 같았다.

    '진실을 취재하는 기자가 돼라' 또 '따뜻한 기자가 돼라'는 말과 함께였다.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그 말 그대로, 보고 듣고 느낀 대로 닮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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