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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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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지 10년, ‘창동허새비’ 그를 추억하다

이선관 시 전집 발간

  • 기사입력 : 2015-1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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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선관 시인./경남신문 DB/

    창동허새비로 불리는 이선관 시인의 전집 시가 작고 10년 만에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이선관 시 전집’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95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그가 남긴 13권의 시집을 일목요연하게 엮었다. 경남대 배대화 교수와 우무석 시인이 근 1년간의 작업 끝에 탄생됐다.

    이선관 시인은 근대 도시 마산의 민주주의 정신을 상징하는 시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평생을 고향 마산, 주로 창동에서 거주하면서 많은 시들을 남겼다. 그는 창신고등학교 3학년 시절 일어난 3·15의거에 직접 참여했다. 이 체험은 훗날 시인으로서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뛰어난 시들을 쓸 수 있는 근원이 됐다.

    1969년에 첫 시집 ‘기형의 노래’를 간행한 이후 이선관은 시집 ‘독수대’, ‘보통시민’, ’창동 허새비의 꿈’ 등을 비롯한 총 13권의 시집을 남겼다. 이선관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민주주의, 통일, 생명과 생태, 이웃에 대한 사랑이었다. 1972년 유신 전야에 ‘인간선언’에 발표한 ‘애국자’, ‘헌법 제1조’는 당시 독재정권을 통렬하고 유쾌하게 풍자,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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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 경남매일(현 경남신문)에 발표한 시 ‘독수대’로 고향 마산의 바다 오염을 고발했다. 이 시는 한국문학사상 최초의 환경시가 됐다. 이후 그는 생태, 생명에 관한 많은 시편들을 썼고 또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를 주제로 하는 ‘체르노빌’ 연작시를 13편 남겼다. 이러한 생명시편들은 이선관에게 2001년 제4회 교보환경문화상 환경문화예술부문 최우수상을 안겼다.

    이와 함께 이선관은 민족의 분단 극복과 통일을 염원하는 많은 통일시편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1999년 ‘한겨레신문’에 게재된 ‘만약 통일이 온다면 이렇게 왔으면 좋겠다’를 들 수 있다. 이 통일시편들로 인해 이선관은 제1회 통일부 제정 통일문학 공로상을 2000년에 수상했다. 그리고 그는 마산의 소박하고 평범한 이웃들을 노래하는 많은 시편을 남겼다.

    이선관 시인은 갓난아기 시절 잘못 복용한 한약으로 인해 9앓은 뇌성마비로 평생 육체적 장애를 안고 살았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장애를 시로 승화시켰고 나아가 그의 시는 시대의 불구였던 독재를 비판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노래했고, 민족분단의 극복을 위해 통일을 염원했다. 또 훼손 가는 자연의 생명 가치를 드높이며, 그가 남긴 시들은 지역문학과 한국문학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2005년 이선관 시인이 작고하자 지역사회에는 이선관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모여 ‘이선관 추모모임’을 결성했다. 이 모임의 주도로 이듬해 1주기 추모사업이 진행됐고, 이후 매년 창동 일원에서 이선관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2010년부터는 추모모임은 창동통합상가 상인회와 함께 ‘창동허새비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10주기를 기념하고 그간의 추모사업을 결산하는 의미로 몇 년 전부터 이선관 시 전집 발간을 기획해 준비해 왔으며 지난달 ‘이선관 시 전집’을 간행하는데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출판기념회가 열렸으며 이선관 시인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모여 전집 발간을 축하했다.

    배대화·우무석 저/ 불휘미디어 간/ 4만5000원

    전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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