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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보다는 기회를- 이호진(밸류아이투자자문㈜ 대표·경영학 박사)

  • 기사입력 : 2015-1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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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발표된 노벨상과 관련,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특이한 논쟁이 있었는데 바로 경제학상에 관한 것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미국의 앵거스 디턴 (76)이라는 경제학자가 수상했다. 디턴은 ‘빈곤 문제,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등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학자’라고 한다. 실제로 그는 빈곤과 경제성장에 관한 연구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수상 후 인터뷰 등에서도 밝힌 ‘성장을 통한 빈곤(특히 후진국에서의 빈곤)의 탈출 가능성’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수상자의 이런 논지가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논쟁으로 변했다. 디턴 교수의 입장이 지난해 한동안 유행을 일으킨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론’에서 주장한 ‘성장에 따른 빈부격차의 확대 가능성’이라는 주장과 대치된다는 것이다. 이는 보수의 ‘성장 옹호’와 진보의 ‘분배 필요성’이라는 대립의 모습으로 비약되기도 했다. 논쟁은 결국 피케티의 선진국 성장과정에서의 빈부격차 확대 가능성과 디턴의 선·후진국 간 성장에 의한 빈부격차 축소가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으로 정리되는 듯하다.

    이런 논쟁을 보면서 필자는 이미 ‘경영활동과 사회기여’라는 보다 모범적인 틀을 만들고 실행해 가는 기업들의 한 흐름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사회문제의 논쟁에 머무르는 사람들보다 이미 의미있는 사회기업활동 방향을 찾아나서는 실천적 기업인들에게 많은 존경을 보내고 싶다.

    최근 기업의 사회기여 활동을 보면, 경영활동으로 남긴 수익으로 사회공헌을 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서,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 공유가치창출) 활동이라는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후진국이나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위한 사업과 계속 기업으로서의 기본 조건인 수익성의 확보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사업을 말한다.

    아프리카 가나의 ‘부로’라는 배터리 서비스 회사는 ‘싸고 좋은 배터리의 임대’라는 사업모델로 전기가 귀한 현지에 배터리를 공급해 사회 활동성을 높이고 생산성과 수익 증대 그리고 삶의 질 개선이라는 사회기여를 병행하며 기업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사업모델로 성공했다.

    스미토모화학은 자신들의 ‘하이브리드 화학’ 기술을 활용해 Olyset Net라는 보다 혁신적인 모기장을 개발하여 말라리아의 감염비율을 43%에서 13%까지 감소시키고, 그 생산기술을 탄자니아 현지 업체에 무료로 전수했다. 덕분에 지역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 생활의 질 향상 등을 가져오게 됐다고 한다.

    요즈음 기업 경영환경은 어려워지고, 개인도 경제활동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힘겨운 선진국 상대나 어려운 첨단기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기술을 활용하고 낙후된 지역에도 기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로 눈을 돌려 가능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이디어를 모아 본다면, 기업이나 개인에게 의외의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시간을 줄이고 말이다. 디턴도 피케티도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대안 중의 하나가 이런 것이 아닐까.

    이호진 (밸류아이투자자문㈜ 대표·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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