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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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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를 부탁해- 한국사회 속 ‘정의의 빈 자리’를 고민하다

25년차 기자의 현장경험 담긴 칼럼들
소설·편지·대화 등 다양한 문체로
우리 사회의 현실과 문제점 짚어내

  • 기사입력 : 2015-1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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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를 부탁해/권석천 저/동아시아 간/1만5000원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등에서 기자와 논설위원 등을 거친 25년차 베테랑 기자 권석천씨의 현 사회를 보는 시각을 모은 것이다.

    그의 칼럼 80여 편이 실렸다. 여기에 주제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 주제들을 하나로 묶는 건 ‘늘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과 새로운 지향점에 대한 고민들이다.

    보고 느낀, 사회의 아픔, 그리고 우리 사회의 현실 등 날카로운 기자의 시각이 4부 칼럼 80여 편에 그려져 있다.

    즉 이 책은 한국 사회를 가로막고 있는 세대와 이념, 그리고 벽(壁) 너머에 있는 진실을 직시하려 했다. 세월호와 메르스, 권력과 검찰, 법원의 심장부, 참혹한 살인부터 절박한 취업까지 현장을 뛰어다니며 그 속사정을 파고들고 세상에 알린다. 그리고 그 공간과 시간들 사이에 정의의 자리는 비어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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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한국사회를 뒤흔든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정의의 존재와 의미를 묻는다. 세월호 참사 /경남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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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한국사회를 뒤흔든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정의의 존재와 의미를 묻는다. 메르스 사태 /경남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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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한국사회를 뒤흔든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정의의 존재와 의미를 묻는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개입 의혹 /경남신문 DB/

    1부에는 ‘우리가 서 있는 자리’, 2부에는 ‘한국 사회의 작동원리’, 3부에는 ‘당신과 나 정의를 묻다’, 4부에는 ‘저스티스 리그를 위하여’로 끝을 낸다. 특히 3부에는 한국 정치, 검찰, 사법, 범죄, 언론의 현실에서 정의를 묻고 4부에는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을 모색한다.

    책에서는 80여 편의 칼럼들을 통해 소설체, 반어체, 고어체, 대화체, 편지체, Q&A 등 다양한 문체들을 보여준다.

    소설 ‘페스트’와 ‘레미제라블’을 텍스트 삼아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대응과 이명박 정부의 법질서 캠페인을 비판하는가 하면, 드라마 ‘펀치’ ‘추적자’와 영화 ‘부당거래’ ‘소수의견’을 통해 한국 검찰과 사법의 뒷골목을 폭로하고 그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저자는 세상 어느 누구도 늘 정의를 위해 싸우거나 매 순간 정의를 생각하며 살진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다. 먹고살아야 한다는 당위성, 가족의 안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개개인이 정의를 말하고, 정의롭게 행동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 하지만 또한 모두 알고 있다. 모두가 정의를 말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불의를 참고 넘긴다면 세상은 ‘힘 있는 자, 돈 많은 자의 천국’ ‘힘없는 자, 가난한 자의 지옥’이 될 것이란 점을. 그런 세상에선 누구나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없고 누구도 행복을 추구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정의의 빈 자리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해 저자는 집요하게 묻는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다.’ 이 지랄 같은 상식을 깨는 건 슈퍼 히어로 한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같은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어깨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우린 결국 서로에게 정의를 부탁해야 하는 존재다’.

    25년차 베테랑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담은 생생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을 불러 세우기에 충분하다.

    전강준 기자 j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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