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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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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이탈 없는 국민의 대변자- 장효영(남해대학 관광과 교수)

  • 기사입력 : 2015-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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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에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은 2015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3에 이르기까지 거미줄처럼 이야기가 이어지는 다작의 인기 있는 영화다. 마치 수퍼맨같이 스파이더맨은 공공의 적과 조직 사회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와 대적하는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자의 공의로운 영웅적 행보에 우리는 환호한다. 외형적으로는 일반적인 인간과 다를 바 없지만 초능력을 발휘하여 마음속에 우리가 의지하는 국가와 전지전능하다고 믿고 있는 신들에게서 바라던 것을 그들 초능력자들로 치환하여 느끼는 쾌감과 짜릿한 감동이 있기에 새로운 주제는 아니지만 후련하게 선이 악을 압도하는 승리감을 맛보게 한다. 늘 풀리지 않는 삶의 어려움에 직면하면 언제라도 초인적 존재가 불쑥나타나기를 은근히 기다리며 바라고 있기에 그와 유사한 영화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것인지 모른다.

    피터 파커의 이름으로 수퍼맨 역을 맡은 토비 맥과이어는 빈민가에 살면서 늘 이웃에 사는 레리 제인 왓슨 역을 맡은 커스틴 던스트에 대하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녀는 찌든 살림에 학교를 그만두게 될 지경이 되었고, 그로 해서 멋진 자동차를 가진 남자친구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본 피터 파커는 그녀의 환심을 얻기 위해 궁리하다가 신문기사에 난 격투기 장에서 3분을 버티면 3000달러를 준다는 광고에 이끌리어 경기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경험하는 상황은 생과 사를 달리할 수 있는 철창을 내린 사각의 링이 기다리고 있었다. 얼떨결에 대강 3분을 버티려다 야수 같은 상대와 철창을 내린 채 시합을 하게 되면서 그는 죽음의 고비를 직면하다가 마침내 스파이더 맨으로서의 초능력을 발휘하여 챔피언을 제압한다. 그러나 광고의 약속된 상금도 지급하지 않는 엉터리 게임에 순진한 그는 당혹해할 수밖에 없다.

    살인마와 같은 챔피언과 철창을 내린 사각의 링을 메운 수많은 인파가 흥분하면서 위기의 스파이드맨을 향해 외치는 소리는 준엄한 명령이다. 끝까지 싸워라! 그들은 온갖 흉포한 언어를 구사하면서 그들의 치열한 싸움을 유도하고 부추기며 잔인한 게임에 열 올린다. 상황이 다소는 거친 비유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익을 대변할 지방자치단체 대표로 국회의원을 국회에 파견하였고, 정책과 국가의 예산을 심의 감사하도록 그들을 국회의 본회의장에 올려놓았다. 늘 치열한 논리적 공방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노력하는 링을 관심으로 지켜보지만, 그곳 역시 폭력과 몸싸움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험악한 전투장 같은 장면을 공중파를 통하여 생생히 중계되는 걸 수없이 목격하게 된다.

    연말이 다가오고 이제 새해를 위한 예산안 심의와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 관련 안건, 그리고 국정교과서 문제 등 쉽지 않은 주제를 앞에 두고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명분이 아니라 실질적인 미래발전을 가져올 올바른 선택과 논의를 철창을 내려놓고 국민이 바라다 보이는 곳 안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합당한 논리적 토론과 설득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아무리 늦어도 새해 재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전에 합의로 모든 밀린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정당적 이해관계에 사로잡혀서 국회를 박차고 나가서 장외논쟁을 할 수 없도록 국회의원 모두가 한 달여 남은 시간에 봉사의 다짐을 국민은 바라고 있다.

    견강부회식 억지를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도 경기장에서 이탈하여 투쟁하면서 시급히 처리해야 할 국민경제를 되살릴 논의를 외면하는 것은 공무를 유기하는 행위다. 어쩌면 우리도 그들에게 철창을 내리고서 주어진 정책사안을 마무리하기를 종용하는 흥분한 관객일는지 모른다. 국회의 창을 내리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득권도 함께 내리고 희생해야 한다. Shut the door!

    장효영 (남해대학 관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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