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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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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 위배민주(違背民主)- 민주주의에 어긋난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5-1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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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제군주제도에서는 군주 한 사람이 국가대사를 자기 멋대로 결정하고, 자기 마음대로 백성들을 잡아다 죽이거나 살리거나 하니, 백성의 인권이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제2인자인 정승도 절대권력자인 왕의 한마디 말에 의해서 목숨이 왔다갔다 했다. 그래서 국왕을 모시는 것을, ‘호랑이 곁에서 지내는 것’에 비유했다. 언제 물려 죽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 많은 선각자들이 피를 흘리고, 몇 차례의 혁명을 거쳐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48년 정부가 수립된 후 민주주의를 도입했다. 중간에 몇 차례 백성들의 의거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정착시켰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여, 거의 모든 일에 개인의 자유를 부여한다. 그 대신 자율적으로 자기가 해야 할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고려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이 다르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무슨 일을 결정할 적에 다수결의 원칙을 실행한다. 어떤 일의 결정에 있어서 의견이 다르다가도 결정이 되고 나면, 소수는 다수의 의견에 승복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가 계속해서 성장해 갈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좋은 점인 자기 권리만 주장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의무는 하지 않고, 자기 입장만 생각하고 남의 입장은 배려하지 않는다.

    지난 14일 각종 단체가 주도한 불법 폭력 시위로 서울 도심 일대가 11시간 넘게 완전 마비가 됐다.

    강한 요구사항이 있었겠지만, 이날 시위 양태는 도저히 민주주의적 방식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쇠파이프 각목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경찰버스 주유구에 불을 붙이려는 시도까지 했다.

    이날은 서울 시내 주요 대학에서 입시생들 면접 및 논술시험이 있었던 날이다. 시내 교통이 마비가 되어 버렸으니, 평생의 운명이 걸린 수험생들은 시위주동자들을 얼마나 원망했겠는가?

    전 세계는 지금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무차별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수단과 방법, 장소와 시기를 가리지 않는다. 민간인들도 차별을 두지 않는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완전히 공포에 빠져 있다. 1차대전, 2차대전보다 더 공포스럽다고 한다.

    국내외서 일어나는 이 모든 폭력사태가 민주주의의 기본인 질서유지와 상호배려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입으로 민주를 외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민주주의 이래서 안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제도가 지지를 받아 만들어질 수 있다.

    *違 : 어긋날 위. *背 : 등 배.

    *民 : 백성 민. * 主 : 주인 주.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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