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6일 (화)
전체메뉴

270억 들여 만든 거창 대중골프장…잔디 없는 모래땅

거창군·체육진흥공단 5월 준공했지만 잔디 종자 발아 안돼
공단 “가뭄 탓”…부실시공 여부·투자금 회수 불투명 등 ‘논란’

  • 기사입력 : 2015-11-24 22:00:00
  •   
  • 거창군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70억원을 들여 만든 친환경 대중골프장이 준공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개장을 못하고 있다.

    골프장 구역 대부분이 잔디가 없는 맨땅을 드러내 골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메인이미지
    대중골프장인 에콜리안 거창골프장의 9개 홀 대부분이 잔디가 없어 곳곳에 맨땅이 드러나 있다.

    ◆개장 6개월 연기= 24일 거창군 등에 따르면 군과 공단은 지난 2012년 9월 가조면 도리와 석강리 일대에 모두 271억원을 들여 9홀 규모의 친환경 대중골프장인 에콜리안 거창골프장을 착공해 지난 5월 준공했다. 군은 121억원, 공단은 150억원을 투자했다. 군과 공단은 잔디 활착 상태 등을 예상해 이달 초 개장식을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페어웨이 등 골프장 대부분 구역이 모래언덕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잔디가 없는 맨땅을 드러내고 있다. 잔디가 자라지 못하면서 곳곳이 빗물에 움푹 패어 있는 등 준공된 골프장이라고 할 수 없는 광경을 보이고 있다. 군과 공단은 개장 시점을 일단 내년 6월로 연기했다.

    ◆부실시공 가능성= 공단 관계자는 “롤잔디를 심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사업비가 부족한 탓에 한국잔디 품종인 중지를 파종하거나 줄기인 러너를 심는 방법을 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종 직후에 큰비가 내리면서 씨앗이 많이 떠내려 갔고 이후에는 강우량이 크게 부족해 발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며 “현재 시공업체에 하자보수를 요청하고는 있지만 업체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잔디를 파종할 때는 충분한 수분 공급이 중요한데 발아되지 않은 이유를 가뭄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골프장 시공업체가 준공 다음달인 지난 6월에 이미 현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관리감독권 없는 거창군= 거창군은 골프장 건설에 121억원을 내고도 속수무책이다. 정선·제천·영광군 등 대중골프장을 만든 여타 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이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권이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 대중골프장은 공단이 추진하는 체육진흥사업의 하나다. 골프장 착공부터 준공검사까지 건설 관련 전 과정은 공단이 맡기로 돼 있다.

    투자금 회수도 불투명할 뿐더러 자칫 군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 개연성도 있다.

    공단은 골프장 개장 후 20년간 운영한 뒤 해당 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고 자치단체는 이후 운영수익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더욱이 공단이 골프장을 운영하는 20년간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할 경우 자치단체가 3년 내에 이를 보전해 주도록 협약서에 명시돼 있다.

    거창골프장에 앞서 이미 영업 중인 전국 4개 대중골프장의 누적 손실액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글·사진= 서영훈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서영훈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