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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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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자연장은 좋은 장법이다

  • 기사입력 : 2015-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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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와 달리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을 받아 화장(火葬)이 행해졌다. 하지만 화장은 장례를 치르는 장법(葬法)의 전부가 아니라 화장을 통해 뼈를 얻은 후, 매장(埋葬)을 했기에 엄밀히 따지면 화장이라고 하는 특별한 장법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복(福)을 받을 자손이 없거나 일부 승려의 경우에는 다비(茶毘·시체를 화장하는 일)를 해 강과 산 등에 뿌리는 이른바 산골(散骨)도 행해졌다.

    고려 선종 9년 종실 김후걸이 죽자, 자손이 없으므로 선례를 따라 다비한 뒤 산골하는 게 좋다는 의논과, 길지를 복정(卜定·길흉을 점쳐서 정함)해 후장(厚葬·두터운 성의로 장례를 지냄)하고 오래오래 춘추로 전(奠·제사)을 드리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의견이 있었다(‘고려사’ 종실).

    명당만 확보할 수 있다면 재물과 권력이 있는 이들은 앞다투어 매장을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좁은 국토에 매장을 할 만한 명당자리도 극히 드물거니와 주변에 거주하는 마을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갈수록 매장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특히 흉한 터에 매장해 화(禍)를 입기보다는 오히려 화장을 하는 것이 좋으며, 화장해서 꼭 필요한 석물만을 설치한 봉분이 없는 평장(平葬)을 하거나 자연장(自然葬)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자연장이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 잔디, 화초, 정원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하는 방법이다. 묘지로 인한 국토의 잠식을 최소화되도록 하기 위해 설치기간이 종료된 분묘를 연장이 가능하도록 하고는 있지만, 개장해 화장을 한 후 자연장지 안치나 집단산골을 하는 선진국도 꽤 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4항에는 ‘산림청장,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수목장림이나 그 밖의 자연장지를 조성한 때에는 그 명칭, 위치, 지번, 면적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고시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자연장지를 조성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은, 의지만 있다면 자연장지를 조성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서민의 근심 중의 근심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뜻도 될 것이다. 아울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자연장지의 조성 등)’ 2항·3항에 의하면 국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아닌 자, 즉 개인·가족자연장지를 조성한 자나 종중·문중 자연장지 또는 법인 등 자연장지를 조성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 등에게 신고나 허가를 받아 조성할 수가 있다.

    비록 전체 장법 중에서 자연장의 비율은 현재 3%에 불과하지만 꾸준한 홍보와 장점을 알림으로써 비율을 점차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꽤 알려진 자연장 공원은 서울시립 용미리공원(수목형·잔디형), 울산 하늘공원(잔디형), 대전 추모공원(수목형·잔디형·화초형), 남해 추모누리(잔디형·정원형), 경기도 수원 연화장(잔디형), 제주도 어승생 한울누리공원(잔디형·화초형·수목형·정원형)이 있다.제주시 연동의 한울누리공원은 3만4117㎡의 면적에 1만5670구를 안장할 수 있는데 현재 4000여 구를 안치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무연고 묘역을 개장해 자연장지로 사용하고 있으며 무연고 묘에서 나온 유골은 화장을 해서 한 곳에 안치해 영혼을 애도하는 공동추모단을 설치했다.

    자연장은 첫째, 장례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둘째, 후손들의 묘지관리 불편을 해소시킬 수 있으며 셋째,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한 장법이다. 자연장은 하루속히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광중(壙中·무덤구덩이)에 골분을 넣는 방법이 공원묘원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방식과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장은 골분을 넣고 흙을 메우는 방법과 골분과 흙을 섞어서 다시 흙을 메우는 방법이 있으며, 한지에 싸서 안치하거나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들어진 용기를 사용한다. 광중의 깊이가 30~50㎝이기 때문에 골분만 넣고 흙을 메우거나 한지와 용기를 사용하면 온도차에 의해서 골분이 딱딱하게 굳거나 색이 흉측하게 변질되므로 골분과 마사토를 5대 5로 섞어서 넣고 메우는 것이 가장 좋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 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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