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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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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북한은 붕괴할까- 민태식(내외법무법인 변호사)

  • 기사입력 : 2015-1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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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본란에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대한민국에 흡수될지 여부에 관해 썼지만, 이번에는 과연 북한이 동독처럼 붕괴할지, 붕괴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일지에 관해 의견을 써보고자 한다.

    북한이 붕괴할지 여부는 사실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우리 정부가 통일에 관한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대화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북한이 망할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를 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는 우리의 바람(?)과 달리 북한이 상당히 잘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김일성이 사망하자 북한이 붕괴한다는 의견이 쏟아졌지만, 3년상을 마친 뒤 김정일은 김일성보다 권한이 강화된 국방위원장에 등극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직접 북한붕괴론을 선도했는데, ‘통일은 도둑같이 온다’거나 ‘통일이 임박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까지 발언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다’라거나 ‘내년에 통일이 될지 모르니 준비를 더욱 잘 하라’고 해서 북한붕괴에 관한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했거나 북한 급변사태가 임박했다고 믿어야만 나올 수 있는 발언들을 했다.

    한쪽에서는 이렇게 북한의 붕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북한은 왜 아직까지 붕괴하지 않는가? 북한 경제는 80년대에 제로 성장을 하다가 9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한데다가 식량난까지 겹쳐서 대규모 탈북자가 나오는 수준이고, 고모부도 총살하는 무자비한 정치 상황이므로 북한은 곧 붕괴할 것 같기는 하지만, 반대로 그러한 점이 붕괴를 막고 체제를 유지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좌익군사독재국가이다. 북한에서 김정은과 군부 중에 어느 쪽이 더 힘이 셀까? 내 생각으로는 북한 군부가 김정은보다 더 셀 것이다. 북한 내부에는 군부를 이겨낼 만한 세력이 없다. 북한 지역은 조선시대 뒤에 일제식민지 시대를 거쳤고 일제가 물러간 뒤에는 바로 공산당 독재가 계속 중이다. 북한 주민은 근대 이후 한 번도 인민의 힘으로 정부를 무너뜨린 경험이 없고 정권을 인수할 세력도 없는데, 군부의 힘을 타도하고 정권을 인수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북한과 중국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과 미국과의 관계만큼이나 북한과 중국 사이도 혈맹이다. 단지 6·25전쟁 때 중공군이 참전해 같이 싸운 것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중국 건국에 북한이 매우 중요한 도움을 준 일이 있다. 일본군이 중국 땅에서 물러간 뒤 본격적으로 국공내전이 만주에서 시작됐는데 으레 그랬듯이 초반에는 장제스(蔣介石) 군대가 우세했지만 압록강 건너 북한이 마오쩌둥(毛澤東) 군대의 후방 병참기지 역할을 했고 그 도움으로 결국 마오쩌둥 군대가 만주에서 승세를 잡고 여세를 몰아 국공내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오쩌둥, 저우언라이(周恩來) 등이 생존해 있을 때 중국 지도부가 북한에 단순한 우방 정도의 관계 정도를 넘는 애정을 보인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현재의 중국 지도부가 과거의 은혜(?)를 잊고 전보다는 북한에 대한 애정이 얕을 수는 있지만, 중국이 압록강을 경계로 미군과 접하고 싶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서 중국은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어지러워지면 중국이 적극 개입해서 북한 정권의 붕괴를 막으려 할 것이고 정 안되면 북한 군부나 다른 세력을 후원해서 친중정권을 세우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북한이 내일 당장 붕괴할 수도 있지만 앞서 말한 이유로 당분간은 그럴 가능성은 낮고 전·현 대통령이 받았을 북한붕괴 첩보는 오류라고 생각된다. 그나저나 혹 북한이 붕괴했을 때 북한 주민들이 중국과 남한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지가 궁금하다.

    민태식 (내외법무법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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