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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겨울 통영과 한려수도케이블카 즐기기

'덜컹' 설렘이 시작됐다 '심쿵' 감동이 밀려온다

  • 기사입력 : 2015-12-0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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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카를 탑승하면 혹시나 추락하지는 않을까, 멈추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높은 곳을 쉽게 오를 수 있어

    속초 설악산 권금성, 통영 미륵산, 서울 남산 등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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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통영 미륵산 한려수도케이블카는 지난 2008년 4월 운행을 시작한 이래 올해 8월 누적 탑승객이 9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 탑승객 1000만명 달성이 예상된다.

    11월 마지막 날, 통영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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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더욱이 한산섬을 중심으로 하여 한려수도 일대의 충무공 대소전첩기를 이제 새삼스럽게 내가 기록해야 할만치 문헌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미는 다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 이것은 마중운산 속의 천고절미한 호수라고 보인다. 차라리 여기에서 흐르는 동서지류가 한려수도는커니와 남해 전체의 수역을 이룬 것 같다.”-정지용의 ‘통영5’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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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이 글을 통영 미륵산 한려수도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읽었더라면 취재 장소를 이곳으로 선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행히도 이 글을 미처 못 읽은 탓에 즐거운 마음으로 통영으로 향했다.

    언제나 ‘첫경험’은 설렌다. 통영 미륵산 한려수도케이블카도 그랬다.

    평일인 지난달 30일에 찾아간 덕에 탑승권을 산 후 대기 시간 없이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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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관광객 43명을 먼저 보낸 후 케이블카에 올랐다. 탑승 후 자동으로 문닫힐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하부 역사를 떠나 ‘덜컹’ 소리를 내면서 미륵산 상부 역사를 향해 나아가면 왠지 무섭다는 느낌도 든다.

    8인승 케이블카는 거침없이 미륵산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케이블카는 총길이 1975m로 국내 최장. 중간지주를 지나 상부 역사까지는 10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상부를 향해 케이블카가 이동하면서 ‘동양의 나폴리’라고 할 수 있는 통영의 시가지와 한려수도가 점점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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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카가 정상을 향해 가면 마주보면서 내려오는 케이블카에 탑승한 사람들의 표정도 볼 수 있다.

    상부 역사의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다. 그곳에 서면 통영의 시가지와 한려수도가 거의 다 보인다. 하지만 상부 역사 구조물과 산 때문에 시야가 약간 가린다.

    상부 역사 전망대에서 주변 경치를 모두 눈에 담지 못해 아쉽다면 산책데크로 이뤄진 길을 이용해 미륵산 정상(461m)을 향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10~15분. 거의 계단으로 이뤄져 있기에 유모차나 휠체어로는 오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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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부 역사를 나오면 인공폭포를 만난 후 야생화 꽃길을 지나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이어진다. 굳이 미륵산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도 한산대첩 전망대, 당포해전 전망대, 한려수도 전망대, 통영항 전망대, 통영상륙작전 전망대, 신선대 전망대 등에서도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미륵산 정상에 서면 통영항과 한려수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미륵산을 찾은 그날 날씨는 맑았지만 해무 때문에 일본 대마도, 지리산 천왕봉, 창원시(진해, 무학산)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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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피랑 벽화마을


    주위가 확 트인 곳에서 통영과 한려수도를 내려다보면 마치 세상의 주인이 된 듯하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이름도 모르는 섬들이 대다수지만 안내판을 보면서 한 번 더 바라본다. 여객선과 어선, 상선들이 쉴 새 없이 항을 오가는 모습도 장관이다.

    한국 현대시의 성숙에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지용 시인은 지난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 통영을 여행하면서 ‘통영1~통영6’까지 6편의 기행문을 남겼다.

    그는 당시 부산에서 배를 타고 통영을 찾았으며, 통영 출신의 청마 유치환 선생의 안내를 받아 충렬사와 세병관, 미륵산 정상 등을 둘러보며 기행문을 썼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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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아공원서 바라본 일몰


    정지용이 미륵산 정상에서 바로본 통영과 바다풍경을 글로 옮긴 ‘통영5’ 기행문과 약력이 새겨진 문학비는 지난 2009년 신선대 전망대에 세워졌다. 정지용은 ‘통영5’에서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했다.

    절제된 시어를 사용했던 정지용이 묘사하지 못했던 통영의 자연미를 필력이 부족한 기자 역시도 표현할 길이 없다. 따라서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처럼 미륵산을 한 번 오르면 글로써 자연을 표현할 수 없는 정지용의 마음을 알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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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혁림 미술관


    미륵산은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도 오를 수 있다. 미륵산 자락에 있는 미래사에서 산을 오르면 30분 남짓 만에 정상에 닿는다. 용화사 광장에서도 1시간 정도면 정상에 이른다. 부담스럽지 않은 등산길이다 보니 주말에는 찾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신선대 전망대에는 또 하나의 추억거리가 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엽서를 보낼 수 있는 두 개의 우체통이 바로 그 주인공. 이 우체통은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설치했고, 도남사회복지관이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1주일 후 도착하는 ‘케통이’이며, 또 다른 하나는 1년 후 전달되는 느린 우체통 ‘케순이’. 이날 친구 사이로 보이는 세 명의 여성들이 열심히 엽서에 추억을 담고 있었다.

    글= 권태영 기자

    사진= 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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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이나 휴가철 등 성수기에는 2시간 이상 대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창에 ‘통영케이블카’를 입력하면 현재 탑승번호와 대기시간 , 발권번호, 소요시간별 주변관광지 등을 알 수 있다.


    대기시간엔 주변 관광지 둘러보세요

    ▲1시간 테마

    ▶드라이브 코스= ①케이블카 주차장→수산과학관→케이블카 주차장

    ②케이블카 주차장→달아공원→케이블카 주차장

    ▶문화관광 코스= ①케이블카 주차장→전혁림미술관→용화사→케이블카 주차장

    ②케이블카 주차장→해저터널→김춘수유품전시관→케이블카 주차장

    ▲2시간 테마

    ▶역사유적 코스= ①케이블카 주차장→충렬사→거북선·조선군선→케이블카 주차장

    ②케이블카 주차장→세병관·삼도수군통제영→케이블카 주차장

    ▶A코스= ①케이블카 주차장→수산과학관→달아공원→케이블카 주차장

    ②케이블카 주차장→윤이상기념관→남망산조각공원→케이블카 주차장

    ▶B코스= ①케이블카 주차장→박경리기념관·묘소→케이블카 주차장

    ②케이블카 주차장→미래사→케이블카 주차장

    ▶C코스= ①케이블카 주차장→청마문학관→이순신공원→케이블카 주차장

    ②케이블카 주차장→동피랑벽화마을→남망산조각공원→케이블카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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