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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근의 우리땅 순례 (111) 고성 (끝) 거류면 거류산성~동해면 내산리 고분군

고성의 역사가 흐른다, 문화와 역사를 품고…

  • 기사입력 : 2015-12-0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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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어가는 산’ 전설 있는
    거류산성으로 가는 길
    자연 만나는 재미 쏠쏠

    경치 뛰어난 구절산 지나
    선조들의 애국정신 담긴
    철마산성 만날 수 있어

    사적 120호 내산리고분군
    가야고분 특색 있지만
    발굴조사 제대로 안돼

    내산리~동진교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해맞이 공원
    어촌풍경·해안절경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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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절산 자락에서 내려다본 고성 당동만.
    한 해의 끝자락 12월이다. 늘 이맘때만 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이나 학부모, 각 고등학교, 대학도 큰일을 치르게 된다. 교육평가원은 시험문제 출제, 시행, 채점, 오류 등으로 한순간 긴장을 늦추지 못했고 성적 결과를 받은 학생들도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마음까지 추운 계절이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수차례 세계의 가장 좋은 제도를 도입하고 교육정책을 만들어 시행해왔다. 어떤 제도나 정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와 수정이 거듭되고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성질이 급하다. 정권이 바뀌고 나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고치고 바꾸기를 거듭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교육정책이 정착될 여유가 없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미래의 세계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혜안을 갖자. 지구촌에서는 테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문명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살아야 하는 시대, 세상이 심상치 않다. 우리 교육에도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아우르는 폭넓은 문화와 문명을 이해하는 세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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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암사.


    ▲거류산성·호암사

    솔바람 찬바람이 가득한 벽방산을 떠나 거류산성으로 향했다. 거류산성으로 가는 방법은 산악인 엄홍길 전시관에서 출발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고 차량을 이용하려면 동광초등학교 교문에서 봉림마을 임도로 가는 길이 있다. 등산을 하든 차를 이용하든 어떤 방법을 선택해도 계절 따라 자연과 들꽃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임도가 끝나는 곳에 차를 두고 10여 분 오르니 긴 띠를 두른 산성이 반겨준다. 산성은 거류산(해발571m) 정상부의 서쪽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조망이 탁 트인 성벽에 서니 다도해와 고성평야가 한눈에 들어왔다. 동쪽은 고즈넉한 당동만이다. 남쪽은 금방 다녀온 벽방산이 반겨준다. 성벽은 자연 바위로 된 절벽을 이용해서 낮은 곳을 돌로 쌓아 보강했다. 2004년 발굴조사에 따르면 조창으로 추정되는 기와가 나왔으며 길이는 1397m로 확인됐다. 현재는 1272m가 있다. 온전히 남아 있는 600m 정도의 성벽은 높이 3.3m, 폭이 3.2m 정도이다. 성내에는 건물지 3동과 우물 2곳이 있고, 남쪽과 서쪽의 2개소에 성문이 있다.

    잡목이 우거진 임도를 따라 마을로 내려와 김장 배추를 뽑는 주민에게 말을 걸었더니 거류산의 전설을 전해줬다. 말인즉 오랜 옛날 한 여인이 부엌에서 저녁을 짓다 밖을 보니 산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낙이 놀라서 산이 걸어간다고 소리쳤고 그때 걸어가던 산이 놀라서 그 자리에 섰다. ‘걸어가던 산’이란 말이 변화해서 ‘거류산’이 됐다고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발걸음은 동해면 장좌리 호암사로 향했다.

    마을 초입에 들어서니 시멘트벽에 페인트로 어지럽게 ‘석산 결사반대’라고 하는 글들이 여러 곳에 어지럽게 적혀있었다. 마을 주민 한 분을 만나 궁금한 내용을 물었더니 경계의 눈빛이었다. 인근에 석산이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주민들의 뜻에 반해 허가를 해주는 바람에 먼지, 소음 등 마을에 피해가 많았다. 주민들은 대법원까지 가는 재판을 받아 석산개발을 중지하는 승소를 했다고 한다.

    호암사로 발걸음을 옮기니 입구에 우물이 있고 표주박까지 달려 있었다. 옛날부터 마을의 인심은 물에서 나오는 것이라 해 마을 중앙에 공동 우물이 있었다. 호암사는 중국 명나라에서 귀화한 무장 충장공 천만리를 제향하고 있는 사당이다. 천만리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에서 파병돼 두 아들과 함께 조선으로 와서 평양 전투와 울산 전투 등 여러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다. 그는 두 아들과 함께 명나라로 귀국하지 않고 조선에 정착했다. 선조 임금은 그의 전공을 기려 화산군으로 봉하고 밭 30결을 내려 줬다. 맏아들에게는 한성부 좌윤을 제수했고, 광해군은 둘째 아들에게도 조선시대 행정구역 평구도 찰방을 제수했다. 천만리가 조선에 귀화해 조선의 영양천씨 시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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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마산성.


    ▲구절산·철마산성

    호암사 인근 진주강씨 선산 가는 임도를 따라 가면 구절산으로 가는 길이다. 중턱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가면 해발 559m의 구절산이다. 줄잡아 하루를 걸어도 되는 좋은 길이다. 차를 타고 30여 분을 가면 구절산 초입에 닿는다. 구절산은 주변 풍경이 아름답고 절경을 이루며 동해면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옛날에 구절산에는 구절도사라는 신선이 살고 있었다 한다. 그래서 산 이름을 구절산, 폭포를 구절폭포라 한다. 구절도사가 살았다는 작은 동굴이 구절산에 남아있다고 하는데 찾지는 못했다. 구절도사의 전설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더하고 보태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이다.

    구절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동해면 소재지와 연결되는 임도를 만난다. 고개 인근에 철마산성 안내문이 있는데 아마도 산성이 있는 정상까지 가지고 가는 것이 번거로워 떨어진 곳에 그냥 세워놓은 모양이다. 고개에서 숲이 우거진 가파른 오솔길은 산성을 답사하는 사람만이 만날 수 있는 호젓한 길이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다람쥐들의 겨울 양식이 그대로 있었다. 쉬엄쉬엄 30여 분 걸으면 철마산의 정상부를 따라 띠를 두르듯 테뫼식(산정식) 철마산성이 있다. 철마산은 3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 북쪽에는 당항포가 있어 남해안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이다. 성벽은 자연암벽을 이용해 외벽을 받쳐 쌓았는데, 내벽 안쪽은 완만하게 성안의 평지로 이어져 있었다. 철마산성의 이름은 임진왜란 때 방패로 철마 수십 마리를 만들어 성안에 세워 놓아 유래했다. 철마는 왜적이 침입해 모두 가져갔으나, 주민들은 다시 석마를 만들어 방비했다. 소가야 시대에 쌓은 성이라고도 하는데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이런 애국정신이 국가를 지켰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동해면 소재지로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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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산리고분군.


    ▲검포마을 숲·내산리고분군

    동해면 사무소에서 오리쯤 되는 곳에 양촌리 검포마을 숲이 있다. 마을 앞 하천변을 따라 약 200년 전에 김해김씨 선조들이 서나무 30그루, 포구나무 2그루를 심은 것이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전통마을 숲 복원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가꾸기를 한단다. 여름철 마을주민들의 휴식처로 애용되고 있었다. 숲에서 잠시 산책의 여유를 부리고 길을 재촉하면 동해면의 북쪽 끝에 사적 제120호 내산리고분군이 있다. 사적으로 지정된 것은 28기이지만, 61기가량의 봉토분이 밀집돼 있다. 고분군 인근에 주민들의 쉼터 팔각정도 있고 폐쇄회로TV까지 설치해서 훼손과 도굴을 살피고 있었다. 원래는 100여 기의 고분이 있었다 하나, 많은 도굴과 파괴의 피해를 입었다.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했으나 고분군의 모습을 보면 더디게 진행되는 모양이다. ‘제8호분’과 ‘34호분’에서 역사적 특징이 확인됐다. 고분의 봉토는 인공으로 다져 쌓아 올려져, 지역적 고분 축조의 특색이 보였고 중앙의 주곽 제8호분과 돌방 제34호분을 중심으로 여러 기의 돌덧널이 함께 만들어졌다. 가야 고분의 특색이란다. 이곳에서 여러 종류의 유적이 발굴됐다. 특히 은팔찌는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것과 비슷하고 굴식돌방무덤도 백제와 동일한 특징이란다. 특히 토기와 마구로 보아 6세기 전반에서 중엽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돼 가야세력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는 유적이다. 고분에서 발굴된 유적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이곳에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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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맞이 공원.


    ▲한국의 아름다운 길·해맞이 공원

    내산리에서 해변을 따라 동진교까지 이어지는 길을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 한다. 줄곧 바다와 인접해 있고 가는 곳마다 해안 휴식처로 가득한 해안절경을 끼고 있다. 더없이 아름다운 어촌 풍경과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에 해돋이 공원이 있다. 해돋이 공원은 때 묻지 않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새해에는 확 트인 해안선으로 떠오르는 장엄한 태양을 보며 소망을 빌어보자.

    소가야의 옛 땅 고성을 2년여 동안 순례하며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고성문화원 정해룡, 청량사 주지 본공스님, 평산도예 신재균, 고성도서관 관장 박인숙, 김해도서관 허윤금, 고성도서관 신진희, 향운다원 이재룡,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 최미자, 구미영, 공룡박물관에서 빵을 굽던 다문화가정의 새내기 등에게 감사와 고마움을 전한다. 새해에도 더 행복한 마음을 담아 우리 땅 순례를 이어가겠다.

    심재근 (마산대학교 입학부처장·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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