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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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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이어온 ‘특별한 이웃사랑’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최상위 상사 가족
결혼 전부터 매월 1회씩 봉사활동 다녀

  • 기사입력 : 2015-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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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위 상사 가족이 지난 11월 29일 김해 주촌면 노인복지시설 ‘보현행원’을 찾아 김장 봉사를 하고 있다./진해기지사령부/


    연말이면 사람들은 들뜬 분위기 속에서 스키장을 찾거나 유명 관광지 등으로 떠난다. 하지만 최상위 (43) 상사의 가족처럼 특별한 외출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항만방어전대서 근무하고 있는 최 상사는 가족들과 함께 지난 17년 동안 매월 넷째 주 일요일이면 봉사활동을 했다. 최 상사는 지난달에도 어김없이 아내 김미진(43)씨, 아들 선호 (12)군과 함께 김해 주촌면에 있는 노인복지시설 ‘보현행원’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드릴 김장을 하며 가족 나들이 대신 나눔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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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위 상사가 아내 김미진씨와 아들 선호군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이들 부부의 봉사활동은 결혼 전부터 시작됐다. 최 상사는 지난 1998년 우특한 기회에 보현행원에서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곳에서 예전부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던 아내 미진씨를 만났다. 그는 미진씨를 만나기 위해 자주 이곳을 찾았고,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할 기회도 많아졌다. 화장실 청소, 기저귀 빨래, 식사 보조 등 ‘봉사 데이트’로 이어지면서 지금은 최 상사 평생의 기쁨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지난 2000년 아낌없이 주는 서로의 모습을 존중하며 사랑의 결실을 맺고, 아들 선호가 갓 돌을 넘긴 2004년부터 온 가족이 함께 이웃사랑을 실천해 왔다.

    하지만 부부는 한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 보현행원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해 온 ‘반야회’ 회원들이 자기 일처럼 걱정하며 이들 부부에게 힘이 되어 주었고 2003년 선호군이 태어났을 때, 부부는 감사하는 마음에서 어린 선호를 데리고 봉사활동에 더욱 열심히 참여했다.

    최 상사 부부는 아들에게 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알려주고 싶어 어린 나이임에도 선호를 봉사활동에 데려갔다. 아들 선호군은 “친구들과 놀고 싶은 솔직한 마음도 있지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작은 도움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며 “봉사활동을 하고 오면 한결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장애가 있는 장인·장모를 모시며 언제라도 남을 위해 기꺼이 베풀 준비가 된 최 상사의 마음가짐이 있었다. 최 상사는 “부모님은 언제나 주위에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작은 것이라도 나누셨다. 이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사회는 결코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며 시작한 봉사활동은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자녀를 교육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다. 아내 미진씨는 “남편과 시작한 봉사활동에 아들까지 동참하니까 정말 즐겁다. 직장과 학업으로 부족했던 대화의 시간이 생기고, 아들에게는 어른을 공경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며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방법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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