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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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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국제유가 하락에도 휘발유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유가변동 관계없이 기름값 60% ‘고정세금’
정부, 안정적인 재정수입 거두려
국내 유류세에 종량세 방식 적용

  • 기사입력 : 2015-12-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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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과 함께 하강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값의 인하폭은 ‘찔끔’이다.
    배럴당 150달러 시대에 국내 보통 휘발유 1ℓ 가격은 2000원 안팎이었지만 당시보다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지금 도내 소매가격은 평균 1400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원유 가격의 하락폭이 국내 유가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
    왜 이런 사태가 빚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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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경남신문 DB/


    ◆국제유가 인하폭 대비 국내 기름값 연동 추이=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동산 두바이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6월 배럴당 60.84달러에서 9월 45.7달러로 떨어졌다가 이날 36.91달러로 내려앉았다.

    6개월 새 39%나 하락한 셈이다. 하지만 급격하게 하락한 국제유가에 비해 국내 휘발유값 인하는 미약한 수준이다.

    한국의 휘발유 평균 소매가격은 현재 1ℓ당 1446원으로 6개월 전(6월 12일)의 1577원보다 131원(8.3%) 낮아지는데 머물렀다.

    ◆도내 주요 주유소 기름값=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남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430.28원, 경유는 1206.67원이다.

    창원 상남동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판매되는 1ℓ당 휘발유 가격은 1368원이며, 김해 삼정동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 값이 1385원이었다. 함안군 칠서면에서는 1353원, 진주시 상봉동에서는 1385원, 통영시 명정동에서는 1378원으로, 도내에서는 대략 1350원~1380원 사이에 휘발유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올해 들어 경남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1월 말 ℓ당 1495.0원에서 6월 1564.6까지 올랐다가 다시 조금씩 떨어지면서 지난달 평균 1461.7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세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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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국제유가 하락에도 휘발유 값이 요지부동인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현재 기름값의 구조가 가격이 떨어지면 세금 비중은 올라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유류세는 가격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는 종가세 방식이 아니라 양에 따라 정해지는 종량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안정적으로 재정 수입을 거두기 위함이다.

    현재 정유사 보통휘발유 판매가격 구성요인 중 60%가 세금이다. 이 중 교통에너지환경세(ℓ당 529원)와 교육세(79.35원), 주행세(137.54원)는 국제 유가의 변동과 상관없이 고정돼 있다. 3개 항목을 합친 745.89원은 변함없이 내야 하고, 여기에 판매 가격에 따라 내는 부가세 10%를 합할 경우, 900원가량이 세금으로 붙어 있다.

    ◆소비자 반응 및 전망= 국제유가 하락에도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대한 체감 하락이 낮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하락 소식을 접하고 기름값 인하를 기대한 소비자들은 주유소가 이득을 보려고 가격을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국제유가 급등 또는 급락 때마다 기형적이고 경직된 국내 유류세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 소비가 늘어날수록 증세 효과를 거두게 되는 만큼 포기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도내 주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기름값이 2000원을 훌쩍 넘던 2000년대 후반에서 유류세를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며 “정부의 유류세 포기가 쉽지 않은 만큼 저유가 기조에서 소비자들은 비싼 휘발유를 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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