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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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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신성식(창원대 글로벌비즈니스 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5-1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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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한·중 FTA 타결 이후 올해 6월 서울에서 정식 서명을 거쳐 최근 국회의 비준안을 통과해 이달 20일 발효를 앞두고 있다. 발효일과 내년 1월 1일 관세가 두 차례 감축됨에 따라 관세인하의 혜택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우리에게 FTA 특혜관세를 통한 수혜품목이 어떤 것들인지 또한 피해품목은 어떤 것들이며 이에 대한 어떤 대책을 수립할지가 관심사이다.

    실제로 한·중 FTA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 수입업자들의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인식의 차이나 서로간의 정보 부재로 인한 부조화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소비시장을 우리의 제2 내수시장으로 만들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꿈의 실현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그리 만만하지도 않으며 고객인 중국인들의 인식이 경제성장 속도와 맞물려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 내의 수입업자가 한·중 FTA를 활용해 이익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우리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지만 별다른 실익이 없거나 거래단계에서 자신들의 이익이 어느 정도 관철되지 않는다면 한·중 FTA는 우리나라나 중국에게 크게 득될 것이 없게 된다.

    저자는 최근에 중국의 한 대학에서 학술세미나에 참여한 적이 있다. 세미나에서 중국이 WTO 가입 이후 많은 법규를 재정비하고 정책을 개선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한·중 FTA 체결을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정책적 변화가 시급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런데 토론 과정에서 상당한 논쟁이 오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유는 현재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미국 역시도 WTO의 규정을 자의적 해석에 의해 일부 자국에게 유리하게 적용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 역시도 경제대국의 입장에서 자국의 이익에 우선하는 법적근거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중국의 어떤 교수는 한·중 FTA는 중국 주도하에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과 함께 중국이 협상에서 갑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가며 서로의 의견차를 어느 정도 줄이는 상황에서 토론은 마무리됐지만, 저자는 중국의 입장에 대해 많이 놀라웠고 정말 우리가 추진하려는 한·중 FTA의 기본적 정책방향과는 인식의 차가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

    물론 FTA에 대한 인식의 차는 개인마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FTA협상에서 중국과 14차례에 걸친 장기간의 협상을 통해 조정과 합의를 도출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미 FTA에 대한 찬반 여론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은 전례를 보면 국내에서도 FTA에 대한 다양한 인식의 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중 FTA 역시 많은 진통과 어려움이 있었고 이에 대한 피해품목에 대한 대책 마련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익을 보는 산업과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가 FTA로 인한 피해보존 기부금을 내도록 하는 것도 분명 설득력이 떨어지며 이를 쉽게 수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우리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이렇게 쌓여 있는데 중국을 변화시켜 FTA를 활용하게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웃긴 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사를 하는 사람은 고객을 생각해야 한다. 내 물건을 팔고자 하면 내 물건에 대한 자부심과 이익에 앞서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것이 고객이 물건을 사고자 하는 욕구와 흥미를 느끼게 해야 팔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중국을 많이 알고 있다고 흔히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건 위험한 생각이다. 중국의 내수시장을 우리의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의 인식을 바뀌게 해야 하며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게끔 하는 우리의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신성식 (창원대 글로벌비즈니스 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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