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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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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남문화예술계 결산(미술·경남메세나·연극)

경남메세나협, ‘국내 1호 공식 문화예술후원단체’ 인증
미술, 메르스 여파에도 알찬 전시와 기념사업
연극, 왕성한 활동에도 각종 내홍으로 아쉬움

  • 기사입력 : 2015-12-21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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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열린 2015메세나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경남 문화계는 2015년 한 해의 절반이 지난 때 메르스로 공연과 전시 모두 위기에 처했다. 줄줄이 관람 취소와 공연 연기가 잇따랐지만 이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도민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해였다.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출신 거장의 기념전시와 유명한 퓰리처상 기념사진전이 열렸고, 미술관 개관도 잇따랐다. 경남 아트페어와 경남미술품경매시장도 저렴한 가격대를 선보이며 도민들에 가까이 다가섰다.

    연극은 왕성한 활동과 새로운 시도가 있었지만 안타까운 한 해였다. 통영·밀양·거창 연극제는 전국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나 마산국제연극제, 거창국제연극제 등이 행정과의 불협화음, 집행부끼리의 갈등 등이 발생하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계는 도내 유일 예술영화전용관인 ‘씨네아트 리좀’이 창동에 개관을 앞둬 주목받고 있으며, 도내 지역감독들의 영화 촬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메세나협회-정부에서 ‘국내 1호 공식 문화예술후원단체’ 인증받았답니다

    지역의 기업과 예술단체를 이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경남메세나협회는 올해 정부로부터 국내 1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공식 문화예술후원단체로 인증받으면서 민간 후원자·기업과 예술단체 사이의 사업추진과 후원활동에 동력을 강화했다. 문화예술후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최한 ‘문화예술후원우수기관 및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 인증식’에서 8년간의 사업수행 결과와 앞으로의 매개 사업들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으면서 국비 지원도 따로 받게 된 것이다.

    성장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예술단체와 기업 간 결연이 3년 연속으로 100팀을 돌파해 111팀이 결연을 맺어 누적 예술지원금이 12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중소기업의 참여가 지난해 비해 8곳이 늘었는데, 매칭 후원금을 5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조정해 결연의 문턱을 낮춘 것도 한 요인으로 꼽는다. 예술 후원금을 협회에 맡기는 지정 기탁도 참여 회사와 기금이 증가했다. 기업지원금의 50%를 예술단체의 운영비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내년에는 매칭사업 공고를 1월에 내 봄 문화행사부터 지원이 가능하도록 협조를 구하는 등 행정에 유연성을 키우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경남메세나협회는 올해 또 하나의 주요 사업으로 모니터링과 연구를 시작했다. 돈과 행정 부분을 지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결연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과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메세나 사업에 대한 성과와 만족도를 파악해 앞으로의 단체 사업방향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내년 1월께 연구보고서와 예술지원 사례집을 발간해 좀 더 실효한 결연에 도움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28일에는 창원대학교와 함께 ‘경남메세나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예술단체들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는데, 후원받는 단체들의 해외진출이 많은 해였다. 3·15문화재단이 제작한 ‘우리들의 지난 여름’은 7월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창원시마산여성합창단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8회 오리엔털 컨센투스 국제 합창 페스티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좋은 소식이 이어졌다.

    그동안 협회는 결연지역 범위가 창원과 김해 등 동부경남에 집중돼 있던 것이 한계로 꼽혔는데, ‘찾아가는 메세나’로 도내 고른 결연을 맺고, ‘유채힐링 콘서트’ 등의 지역민을 위한 콘서트를 열며 문화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산청과 함양, 올해는 창녕과 하동, 거제 등 도내 시군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점차 결연지역을 넓혀나가는 중으로, 내년에는 도내 18개 시군 모두에 결연을 맺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참여 저조, 지원 예술분야 편중, 홍보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제정한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자체의 의지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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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창원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5 경남국제아트페어(GIAF)./경남신문DB/

    미술- 메르스 여파에도 알찬 전시와 기념사업으로 많은 사랑을 얻었죠

    2015년 경남 미술은 메르스 여파 속에서도 어느 해보다 알찬 전시와 기념사업으로 도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사랑을 받았다.

    경남도립미술관이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전시 프로그램과 김종영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술사적인 의미를 조명한 기획 전시로 호평을 받았다.

    또 경남도미술협회는 ‘경남국제아트페어’를 지역 최고의 아트페어로 안착시켰고, ‘미술품경매시장’을 통해서는 미술대중화를 이끌었다.

    지역 미술관 개관과 지역전시, 기념사업도 다채롭게 진행됐으며 도내 전업작가들의 왕성한 창작활동과 청년작가들의 열정도 뜨거운 한 해였다.

    도립미술관의 올해 전시는 ‘지역 거점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을 십분 발휘해 도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또 메르스 여파로 오픈 후 2주간 ‘개점휴업’을 한 상황 속에서도 ‘퓰리처상 사진전’은 일평균 1000여명이 찾아 큰 인기를 끌었다. 약 3개월 동안 5만명 가까운 도민이 찾은 ‘대중성’을 인정받은 전시로도 기억된다.

    지역과의 호흡도 빛을 발했다. 도립미술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미술관협력망사업’을 통해 김종영선생100주년기념사업회, 서울김종영미술관, 서울대미술관과 연계해 마련한 ‘불각의 아름다움, 조각가 김종영과 그 시대’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현대 추상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 선생을 미술사적으로 훌륭하게 조명한 전시로 찬사를 받았다. 이 같은 성과는 영상자료 수집·평가를 통해 이뤄지는 한국영상자료원의 ‘우수 전시’에 선정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경남도미술협회는 임기 3년차를 맞은 집행부가 미술 활성화에 더욱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다. 5월 성산아트홀에서 열린 ‘제7회 경남미술품경매시장’에서는 도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예술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투찰경매를 하는 경남미협회원전에서는 53점, 5495만원을 판매하는 저력을 보였다.?

    7월에 열린 ‘제6회 경남국제아트페어’는 지역 컬렉터와 미술애호가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안겼다. 또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미술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 미술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전국의 80여 갤러리와 작가가 참여해 지난해보다 질적인 면에서도 한층 수준이 높아져 지역 최고의 아트페어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유료로 전환됐음에도 지난해 대비 관람객은 800여명이 늘었고, 판매액은 2억8000만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해 6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노력은 ‘제38회 경상남도미술대전’의 성과와 집행부 재신임으로 이어졌다. 경남미술대전에서는 2014년 성과를 또 한 번 뛰어넘어 역대 최다 1785점이 출품돼 열기를 더했다. 또 현 집행부가 직선제 전환 이후 처음으로 선거 없이 재선출되면서 모처럼 만에 미술계의 화합도 이끌어 냈다.

    경남 미술계가 메르스 여파 속에서도 미술인들과 유관기관의 노력으로 많은 결실을 맺었지만, 청년-중견-원로작가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과 갤러리와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는 노력 등은 여전히 미흡해 숙제로 남았다. 경남미술대전에서 조소와 디자인 분야의 저조한 출품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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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3회 경남연극제 대상을 받은 통영 벅수골 ‘통영! 나비의 꿈’./경남신문DB/

    연극- 도약과 화합을 위한 왕성한 활동에도 아쉬움이 큰 한해였어요

    2015년 경남 연극계는 다사다난했다. 임기 2년차를 맞은 경남연극협회 집행부를 비롯한 경남 연극인들이 도약과 화합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왕성한 활동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큰 한 해였다.

    굵직한 연례행사는 예년 수준을 이어갔지만 최장수 국제연극제인 마산국제연극제가 행정과의 불협화음으로 개최되지 못한 점은 가장 안타까운 대목이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출범한 ‘경남연극연출가협회’는 예산이 발목을 잡으며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도내 12개 지부 14개 극단 300여명의 연극인이 참가한 제33회 경남연극제는 타 시도에 비해 더욱 치열한 경연을 펼쳤다. 대상은 통영극단 벅수골의 ‘통영! 나비의 꿈’이 차지했고, 벅수골은 경남 대표로 참가한 제33회 전국연극제에서도 은상을 수상했다. 벅수골의 배우 이상철씨는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해 경남의 자존심을 세웠다.

    경남연극협회 관계자는 “전국연극제가 내년에는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로 확대된다. 경남이 좋은 작품으로 대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19회째를 맞은 경남청소년연극제는 8개교 137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창작 초연 작품이 나올 만큼 작품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이다. 김해 삼방고가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는 수상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1년에 한 번 선보이는 도내 배우들의 합동공연인 경남예술극단의 16번째 정기공연작 ‘안녕 앙코르’는 호평을 받았다. 2001년 창단 공연 이래로 첫 외부 연출을 섭외해 극단에 새로운 바람도 불어넣었다.

    통영연극예술축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메르스 여파와 폭염이 무색할 만큼 축제 기간 내내 연일 성황을 이루며 뜨겁게 여름을 달궜다. 거창국제연극제도 명실상부한 전국적인 연극축제로 명성을 보여줬지만 진흥회 집행부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군의회가 정산 의혹까지 제기하며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해 창단한 창원 극단 상상창꼬의 활약도 돋보였다. 상상창꼬는 신체극 ‘후에’를 들고 5월에 열린 몽골 최고의 연극축제인 세인트뮤즈 국제연극제 무대에 올라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함안 극단 아시랑은 작품의 완성도에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치밀한 고증과 작가적 상상력이 결합한 창작 초연 ‘아라홍련’을 통해 지역콘텐츠를 활용한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과 우수예술단체 시군순회공연 등은 지역 극단의 창작의지를 고취, 극단과 배우의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민들의 예술향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앞섰지만 레퍼토리화된 작품의 반복 공연 등 지역 극단의 고질적 문제인 상시 공연 인력 부족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립극단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점점 커진 한 해였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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