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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천시의회의 객기와 삽질

  • 기사입력 : 2015-12-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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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시의회가 또 삽질을 했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내년 예산안을 의결하는 이번 정례회에 즈음해 시의회의 권위와 시의원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해 확실한 심의·의결권을 행사하자고 결의했다. 그동안 집행부의 입장을 존중해 큰 수정 없이 예산안을 가결시켜온 게 관행. 하지만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자고 결기했다. 그래서 내년 세입세출예산안 5342억4079만원 중 상임위서 61건 123억8800만원, 예결위서 다소 완화된 37건 70억6800만원을 삭감했다. 이에 삭감예산과 관련된 사천읍·사남면·정동면·용현면민들이 시의회를 항의 방문해 시의원들을 압박했다. 결국 지난 21일 본회의서 해당 지역구 두 의원이 수정안을 제출, 치열한 논란 끝에 집행부가 제출한 액수 그대로 통과시켰다.

    그러면서 상임위 예비심사, 예결위 종합심사 활동 근거나 명분을 스스로 부인하는 셈이 됐다. 또한 최근 한 도의원의 갑질을 기억하는 시민들로부터 ‘나쁜 짓은 안 가르쳐 줘도 빨리 배운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일부 의원들의 결기는 객기가 되고 말았다. 시의회의 삽질이야 처음이 아니니 새삼스러울 건 없다. 그러나 문제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

    예산 심의·의결권은 시의회의 고유 권한이지만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 탄력적으로 대응했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초 지자체의 사업치고 주민들과 별개인 경우가 거의 없게 마련인데, 앞으로도 주민들이 실력행사로 시의회 의사에 반대한다면 매번 번복할거냐고 묻고 싶다. 집행부 안이 시의회 반대에 부닥칠 경우, 이해관계의 주민들을 동원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지방의회의 존립 이유이자 권한은 집행부에 대한 감사와 예산 심의·의결권에 있다. 그런데 시의회가 예산 심의·의결권을 스스로 반납한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오복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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