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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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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갈등·분열 넘어 상생의 길로

  • 기사입력 : 2016-0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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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공 스님 (창원 구룡사 주지)


    붉은 원숭이 해인 병신년 새해가 밝았으니 모두가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품고 나날이 좋은 날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러나 우리들이 사는 현실세계는 희망과 기대감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연일 신문과 정보매체에서 쏟아지는 안 좋은 소식에우리들 마음도 움츠러들고 불안감과 걱정이 앞서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새해에도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끊이지 않을 것 같다. 올해는 나라 일꾼을 선출하는 총선이 있는 해라서 더욱더 분열과 갈등이 깊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런 현상들은 우리의 삶과 직접 관련된 문제이다. 이럴수록 마음을 크게 한 번 일으켜 보자.

    이 세상은 다양한 모습의 세계가 존재한다. 요즘 우리들이 사는 세계가 인간세계임에는 분명한데, 국가와 국가, 개인과 개인들이 관계를 맺고 사는 모습을 볼 때, 여섯 갈래의 육도 가운데 아수라의 세계 같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아수라는 언제나 싸움을 좋아해서 늘 시비와 투쟁 그리고 다툼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세계를 일컫는다.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종교적 갈등과 이념의 대립으로 끝없는 전쟁들이 일어나고 있고, 정치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과 대립으로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고, 노사문제나 교육문제 그리고 개개인의 가정에 있어서도 늘 다툼의 불씨를 안고 살고 있다. 오늘날 왜 인간이 이토록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다툼과 투쟁을 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이런 우화가 전해진다.

    먼 옛날 세상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들에 나가 자연적으로 생긴 식량을 먹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한 게으른 사람이 혼자 생각하기를, 매일 곡식을 얻기 위해서 들에 나갈 필요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고는 내일 먹을 것을 오늘 구해 가져오면 되지 않겠나 싶어, 하루 먹을 양식을 미리 가지고 왔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친구는 “참 좋은 생각이다”고 하면서 ‘나는 사흘 치 식량을 구해 가져와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식량을 구해오자, 사람들은 점점 전부 자신의 욕심대로 양식을 구해다 놓는 것이었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양식을 집마다 쌓아 놓자, 들에는 점점 먹을 것이 없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자신의 영역을 표시해 두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개인의 소유욕이 생겨나게 되고, 내 것 남의 것이 구별되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차별이 생겨나서 다툼이 생겨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불교에서는 사람들이 인간관계 속에 다툼과 갈등이 생기는 것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주장과 그릇된 욕심에서 비롯되며, 그 욕심은 내 것이라는 소유욕에서 나타난다고 보았다. 우리들이 이 세상에 올 때 무얼 가지고 왔으며, 또한 떠나는 사람이 무얼 가지고 떠나는가?

    현실 세상에서 부모와 자식의 갈등, 부부간의 갈등, 권력과 물질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갈등이 일어날 때 원인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자. “나라는 것과 내 것이라는 것을 표시해 두게 되면 괴로움이 생기게 된다”고 했다.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왔다 인연 따라 가는 것이다. 순리대로 살자. 좋은 인연들을 만들어 새해에는 모두가 행복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

    신공 스님 (창원 구룡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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