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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최고 행복책임자인가? 최고 경영책임자인가?- 최환호(경남대 초빙교수)

  • 기사입력 : 2016-0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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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다(아리스토텔레스).’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양태는 다양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추구한다. 그래서 삶이 달달하냐고? 죽을 맛이라고 전해라. 저출산·고령화·빈부격차·저성장 등에 직면해 인구절벽·소통절벽·계층절벽·취업절벽에 갇혀 자살률, 노동시간, 노인 빈곤율… 세계 1위. 하여 ‘망할민국’,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함)’ 등 최악의 신조어들이 유령처럼 배회하지 않은가? 정말 국민의 ‘노오오력’이 부족해서 이런 몰골인가?

    2013년 유엔이 ‘세계행복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각국은 모든 대내외 정책역점을 국민행복 증진에 두고 있다. 현 정부 들어 경제성장이 반드시 국민의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음을 뒤늦게 성찰하고 4대 국정 기조 중의 하나로 ‘국민행복’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체감행복은 악화일로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공개한 세계웰빙지수에서 한국은 2013년 75위에서 2014년 42단계 추락한 117위에 랭크됐다. 세계행복조사에서도 한국 성인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59점이다. 조사 대상 143개국 중 118위다. 정부의 주창, ‘국민 행복시대’는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인가.

    국민행복이 대통령의 핵심적 어젠다라면 이를 전담 관리하는 기구와 실천전략부터 시행돼야 할 텐데 도무지 오리무중이다. 작년 국무조정실의 정부업무평가 시행계획 어디를 봐도 행복이라는 단어조차 찾기 어렵다. 규제 개혁, 비정상의 정상화에 대한 평가 항목은 있지만, 정부의 어떤 정책시행이 국민행복을 어느 정도 증진시켰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그저 혼용무도(昏庸無道) 사회에서 각자도생(各自圖生)하라는 건가?

    답한다, 아직도 뭐가 국민행복의 본질인지 모른다면. 지금처럼 ‘국민·민생·복지’운운하며 립서비스만 끝없이 남발할 게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과 화합으로 행복이 눈처럼 펑펑 오도록 대통령부터 동장까지, 국회의장부터 군의원까지, 대법원장부터 지법원장까지 스스로 최고행복책임자(chi-ef happiness officer)로 변모해야 하리.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저서 ‘부의 미래’를 통해 주요 기관의 변화 속도를 자동차에 비유해 언급하기를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기관으로 기업(100마일)을 들었다. 이어 시민단체(90마일)와 가정(60마일)을 제시하고, 가장 변화의 속도가 느린 곳으로 노동조합(30마일)과 정부 관료조직(25마일)을 꼽았다.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우리나라 직장인 열 명 중 아홉 명(94%)이 나쁜 상사가 근무의욕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이들 모두 나쁜 상사 때문에 회사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봉사와 자기희생의 변혁 없이 “나를 따르라”고 외치며, 국민을 ‘얼라’ 취급하고 전횡을 휘두른 결과, 나라빚 1000조원을 떠안기는 후안무치의 작태까지. “더 이상 불행할 수 없다 떠나자”고 행복이민자가 늘 수밖에.

    선진국에선 국가나 기업, 모든 단체·조직의 책임자 스스로 최고경영책임자(chief executive officer)에서 최고행복책임자로 변신했거나 변신 중이다. 모든 조직의 장(長), 그 존재 가치는 공동체 구성원의 행복을 증진할 때 가장 빛을 발하기에.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직원이 행복한 기업의 성장률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 기업뿐이랴.

    “못 살겠다, 갈아보자!” 행복건국의 절체절명의 기회가 오고 있다. 4월 총선과 대선(2017), 지방선거(2018)다. 그래도 안 되면? 단언컨대 대국민 제안 하나. 그땐 세계 최고행복책임자를 대거 해외 직구합시다!

    최환호 (경남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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