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30일 (토)
전체메뉴

[경남시론] ‘책 읽는 경남’으로- 김경(시인)

  • 기사입력 : 2016-01-27 07:00:00
  •   
  • 메인이미지

    2016년 새해가 밝았다. 달력 한 장을 채 넘기지 않았지만, 새해 벽두부터 우리 사회는 우울하고 불행한 소식만이 만연하다. 작심삼일로 그칠 혼자 하는 다짐일지라도 새해는 소망과 기대, 희망이 넘치는 장엄한 약속의 성찬이어야 한다. 그러나 병신년 새해는 20대 총선과 관련된 복잡한 선거 관련 소식을 필두로 우울하고 암담하다. 뒤숭숭하고 고단하다.

    최근 들어 흔치 않게 감정 폭발과 관련된 사건, 사고를 접하게 된다. 그만큼 개인의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단지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아들을 무차별하게 폭행해 사망케 한 ‘부천 초등학생 피살사건’은 전 국민을 공분케 했다. 무너진 천륜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맵찬 하늘을 찔렀다.

    통제되지 않는 감정폭발이 절대적 빈곤보다 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급기야는 ‘패륜’이라는 극단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통제되지 않는 개인의 감정이 돌봄의 대상이 돼야 하는 국민적 과제가 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때, 우리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사회적 투자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바라건대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은 시민교육과 인문교육의 권장이다. 사회 인문교육은 ‘책 읽는 사회’이다. 독서는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깨달음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그러므로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독서는 건강한 사회를 지지하는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며칠 전 경남신문 사회면 ‘도내 성인 5명 중 2명, 1년간 책 한 권도 안 읽어’라는 제하의 기사를 읽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남의 연간 독서율은 57.4%로 전국 평균 65.3%보다 7.9%p 낮고 16개 시·도 중에서도 14위로 하위권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신문에서는 경남의 도서관 이용률 등 독서 주요지표 모두 전국 평균보다 뒤떨어지고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17.7%로 16개 시·도 중 13위를 차지했고, 독서 프로그램 참여율도 0.8%로 전국 평균(2.9%)보다 낮아 14위를 차지했다고 전하고 있다.

    시간과 정성의 투자 없이 어찌 결과를 바라겠는가만, 이를테면 경남도교육청의 ‘언제 어디서나 책 읽는 기쁨! 경남은 지금 책 읽는 중!’이라고 그야말로 ‘책 읽는 경남’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민의 인격 형성에 기여하고 인문학적 지평을 넓힌다는 취지로 김해시 또한 2007년부터 ‘책 읽는 도시 김해’를 선포했다. 18개 시·군마다 작은 도서관은 우후죽순 또 얼마나 생겨났는가!

    다만 도교육청과 일선 시·군의 독서정책이 아무리 거창하다고 하더라도 과연 실효성이 있어 어느 정도 사회, 교육적 기여를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므로 ‘도내 성인 5명 중 2명, 1년간 책 한 권도 안 읽어’ 전국 14위란 통계는 경남 독서정책의 한계를 수긍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따라서 새해에는 경남도민으로서 등불 같은 인문학의 시간을 누리고 싶다. 혼용무도의 시대가 끝나고 온전히 진실하고 따뜻하며, 긍지 높은 도민이 많아지는 ‘책 읽는 경남’이기를 기원한다. 하면서 <희망의 인문학>의 저자 얼 쇼리스의 짧은 대화를 떠올려 본다.

    “왜 이런 삶을 살게 됐나요?” 미국의 언론인이자 사회비평가인 얼 쇼리스가 복역 중인 여성 수감자에게 물었다. “독서나 박물관 같은 정신적인 삶이 없었거든요.”

    김 경 (시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