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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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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어도 지끈지끈 빙글빙글? 원인부터 찾아야죠

■ 만성두통 증상과 원인
MRI·CT상 특별한 문제 없는 일차성 두통과
외상 등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두통으로 구분

  • 기사입력 : 2016-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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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들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왼쪽 팔에 깁스를 한 20대 남성이 그의 부모님과 함께 내원을 했다. 살을 엘 것처럼 추운 날씨에 눈과 얼굴은 붉게 충혈이 돼 조금만 건드려도 터질 것 같은 표정이었다. 창원시 진해구에 사는 A(28)씨. 그는 머리와 눈이 빠질 것 같은 고통으로 수년간 힘들어하다 얼마 전에 칼로 손목을 긋는 기도를 했다.

    현재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A씨는 고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한번 있으면 2~3시간, 하루에 3~4번씩 반복되는 통증은 보통 한 달 넘게 지속됐다. 증상은 한쪽으로 두통이 발생하는데 좌우 번갈아가면서 아프며 둔기로 머리를 때리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 심하면 속이 메슥거리며 구토가 발생하고 아픈 머리 쪽으로 코가 막히고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병원 검사상 별 이상은 나오지 않는데 왜 악화되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고 했다. 예전에는 진통제를 많이 복용했으나 효과가 별로 없어서 지난해부터는 약도 복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들어 갑자기 추워지면서 또 극심한 두통이 오기 시작했고 A씨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다 부모님이 발견하고 위기를 넘기게 됐다. 병원에서 두통영향검사, 정신신경진단검사, 체질검사 등으로 진단된 병명은 군발두통. 일명 ‘자살두통’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통증이 극심하다.

    남성에게 자주 발생하지만 최근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에 따라 남녀비는 줄고 있는 상태이다. 주로 20대 후반에 시작하며 가족력은 드문 편이다. 통증의 형태는 구멍을 뚫는 듯 또는 쥐어뜯는 듯하며 눈이 튀어나올 듯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두통은 눈과 측두부에 가장 심하며 이마, 뺨, 그리고 턱으로 퍼질 수도 있다. 두통은 10분 이내에 최고 강도에 이르며 15분~3시간 정도 지속, 평균 45~90분간 지속된다. 자율신경 증상으로 콧물, 눈물과 땀 등의 부교감신경계 증상과 동공수축과 눈꺼풀 처짐 등의 교감신경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영에 거주하는 B(46·여)씨는 학원강사를 하면서 두 자녀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오전에는 집안일을 하며, 오후에는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쉴 틈 없이 일하느라 지친 B씨는 얼마 전 생리가 불규칙해 병원에 가보니 조기폐경이 될 거란 이야기도 들어 심리적으로 우울한 상태이다. 최근 B씨에게 이유 없이 왼쪽 후두부가 당기 듯 아픈 편두통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날이 갈수록 두통은 심해지나 진통제를 복용해도 별 효과가 없고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면 호전되는 정도였다. 머리가 아프다 보면 양쪽 어깨 또한 무너질 듯이 아프면서 후두부 쪽으로 뻐근한 통증이 심해짐을 느끼기도 했다. 심할 때는 왼쪽 등이 쑤시듯이 아프고 왼쪽 팔이 저리기도 하며, 팔, 어깨를 쓰는 일을 하면 머리까지 치밀어 오르는 통증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곤 했다.

    특히 잠을 못 자고 난 후, 스트레스 받을 때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았다. 게다가 앉았다 일어서거나 시선을 갑자기 돌릴 때 현기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검사 결과 B씨의 진단명은 긴장형두통. 과거 신경성두통, 스트레스 두통, 긴장성두통, 근육수축두통 또는 정신성두통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근육의 지속적인 수축이 원인일 것으로 보이나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무겁다’ ‘누르는 듯하다’ ‘조인다’ ‘어깨에 무엇을 올려 놓은 것 같다’ 등으로 표현하며, 두통이 오후에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짐을 호소한다. 두통 이외에 불면증, 피로감, 초조, 식욕부진 및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유발 요인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및 수면의 질 저하, 불편한 자세나 한 가지 자세로 오랫동안 일하기, 월경, 임신, 폐경 등 호르몬의 변화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A와 B씨 모두 MRI나 CT 등 검사상 특별한 뇌구조적인 문제가 없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일차성 두통이다. 심해지면 진통제도 듣지 않고, 우울감, 불안감, 수면장애 등도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와는 달리 외상이나 뇌혈관질환, 약물, 감염증 등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의 증상을 이차성 두통이라고 구분을 한다. 두통이 오게 되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단하느냐에 따라 두통 치료의 예후도 많이 달라진다.

    두통은 유발 원인과 증상이 너무 다양해서 반드시 꼼꼼한 검사가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환자의 두통 원인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며 두통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다른 질환에 대한 치료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만성두통이 일으키는 장기적 문제를 고려한다면 더욱 근본적 치료가 절실하다.

    두통을 극복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두통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매실, 무, 국화차, 파 등이 있으며, 두통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으로는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고 수건을 따뜻하게 해 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찜질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고 따뜻하게 적신 수건을 목에 감싸주면 두통 예방에 도움이 되고 목의 뭉친 근육을 풀 수 있어 굉장히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충분한 숙면을 취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통의 한의학적 치료는 한약(맞춤탕제 또는 농축환제)을 복용하면서 침, 뜸, 약침치료, 전경추교정치료, 자기조절훈련, 기공훈련 등을 적절히 병행하게 된다. 통증만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진통제를 쓰는 것이 아니라 두통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서 근본치료를 하므로 재발이나 후유증이 덜한 장점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머리를 정명지부(精明之府) 또는 원신지부(元神之府)라 해 인체의 정신과 영적활동을 담당하는 곳으로 본다. 이처럼 인간에게서 가장 중요한 머리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정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다. 두통의 정확한 원인을 찾고, 근본치료를 통해 힘들고 지친 머리가 맑고 편안하게 쉬었으면 한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도움말= 휴한의원 네트워크 창원점 이상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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