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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이합집산(離合集散)- 헤어졌다 합치고, 모였다가 흩어진다

  • 기사입력 : 2016-0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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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자(孔子)가 ‘논어(論語)’에서 “군자는 화합은 하지만 한통속은 되지 않으나, 소인은 한통속은 되어도 화합은 하지 않는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고 말씀하셨다.

    군자다운 사람은 자기의 원칙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때문에 이념이나 노선을 같이하는 사람끼리 화합해서 한 가지 목표로 향해서 나갈 수 있다. 소인은 이익만 챙기려고 하기 때문에 유리하냐 불리하냐에 따라 자기 원칙 없이 상황에 따르거나 강자의 의향에 따라 영합한다. 그러다가 자기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하루 아침에 배반하고 관계를 끊는다.

    공자의 말씀이나 옛날 선현의 글 가운데는 군자와 소인을 대비 (對比)시켜 말씀한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책 속에서는 군자와 소인이 명확히 구분되지만, 현실세계에서 누가 군자인지 소인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와 뜻이 같고 자기에게 유리하고 잘 대해 주면, 군자로 여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인으로 친다. 같은 사람인데도 평가가 정반대로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유교(儒敎)가 성한 시대에는 당쟁이 심했다. 왜? 유교 경전에 의거해서 사람을 군자와 소인으로 구분하려고 했기 때문에.

    조선시대 공부를 많이 한 선비들이 정치를 하면서도 당쟁(黨爭)을 나라가 망하는 시점까지도 계속했다. 국가의 장래와 백성들의 생활은 별 관심이 없고, 반대당을 공격할 논리만 찾았다. 국제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도 못 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나라를 빼앗겼다. 그래도 국왕이나 귀족 대부분은 일본이 주는 작위를 받아 호화롭게 생활했다. 백성들은 굶주리고 헐벗고, 강제 징병, 징용, 정신대에 끌려가 온갖 모욕을 당하다가 죽고 다치고 했다. 남아 있는 백성들도 공출에 부역에 시달려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못 하게 됐다.

    겨우 나라를 찾자, 또 무슨 이념, 무슨 주의의 노예가 되어, 너무나 참혹한 전쟁을 해서 국토와 재산을 다 파괴시켰다.

    지금에 와서 경제가 좀 회복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게 됐다. 그러자 좀 살 만한 사람들은 더 출세해 보겠다고 애를 쓰고 있다. 기득권을 쥔 사람들은 그것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국회의원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 승진할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다 보니, 줄을 잘 서야 한다. 때로는 줄을 바꿔야 한다. 그래서 당을 쪼개고, 탈당하고, 다시 합치고 하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 세대들이, 조선시대 양반관료들이 당쟁만 심하게 하다가 나라를 망쳤다고 비판할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의 미묘한 관계, 미국과 일본의 긴밀해진 관계, 북한의 핵 문제 등 조선 말기보다 훨씬 복잡해진 국제 관계는 등한시한 채 자기의 유리 불리만 생각하는 자칭 지도자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을까?

    * 離 : 떠날 리. * 合 : 합할 합.

    * 集 : 모을 집. * 散 : 흩어질 산.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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