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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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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774) 제14화 금융가의 길 44

“좋은 술은 부드러워”

  • 기사입력 : 2016-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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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요리는 간단했으나 정갈했다.

    “주문한 요리는 더 맛있을 거야.”

    최미경이 좋아하자 장대한도 기분이 좋았다. 여자 종업원이 술병을 따서 장대한과 최미경에게 한 잔씩 따라주고 방을 나갔다.

    “고량주가 독한 줄 알았는데 부드럽네요.”

    최미경이 고량주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좋은 술은 부드러워.”

    장대한은 단숨에 잔을 비웠다. 목젖이 뜨끔하면서 뱃속이 찌르르했다.

    “자기는 사업이 어때요?”

    “우리는 잘되고 있어.”

    “부럽다.”

    최미경은 장대한의 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장대한은 그녀가 굳이 자신의 사업에 대해서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최미경은 고량주 두 잔을 마시고 눈 밑이 붉어졌다.

    최미경이 노래방을 처분하겠다고 말한 것은 주문한 요리를 배부르게 먹었을 때였다.

    “노래방을 처분하면 뭘 할 거야?”

    “딱히 생각한 것은 없어요. 대체 뭘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노래방을 왜 팔려고 그래?”

    “노래방이 사양사업이라 해가 지날수록 손해를 본대요.”

    “지금은 손해를 보고 있어?”

    “손해는 아니지만 간신히 먹고살 정도예요.”

    최미경은 돈을 벌지 못해 우울해하고 있었다.

    “그럼 됐네.”

    “돈을 모으지 못하는데 뭐가 돼요?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그렇지. 돈을 모아야지.”

    장대한은 비로소 최미경을 이해했다.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 세상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뭔가 좋은 사업이 있으면 나에게 말해.”

    “그럼 도와줄 거예요?”

    “당연하지. 내 여자를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어?”

    “아이 좋아.”

    최미경이 유쾌하게 웃었다. 그녀는 이미 술에 취해 몸가짐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중국 식당에서 나와 최미경을 데리고 모텔로 들어갔다. 호텔로 갈 수도 있었으나 그녀가 취했기 때문에 백화점 뒷골목에 있는 모텔로 간 것이다.

    “자기 내가 좋아?”

    최미경은 침대에 눕자 콧소리를 냈다.

    “응. 좋아.”

    장대한은 옷을 벗고 최미경의 위에 올라가 엎드렸다. 최미경이 두 팔을 벌려 장대한을 바짝 끌어안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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