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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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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이정표가 되는 부모- 손남옥(김해교육지원청 장학사)

  • 기사입력 : 2016-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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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를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학교폭력 문제는 누구에게든 피하고 싶은 업무이다. 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과 직면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매체나 스마트폰 등 IT 매체에서 느낀 호기심으로 어른을 흉내 낸 일이 어이없게도 성추행 등의 폭력사안으로 비화된 일도 점점 늘고 있다. 사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문제의 원인은 가정과 사회에 있었다.

    크든 작든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고, 교육청은 문제해결을 위한 지원을 하는 등 지침에 따른 처리절차를 밟게 된다. 그 과정에서 늘 안타까운 것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부모, 어른들이 대처하는 자세였다. 가끔 피해학생 측에서 가해학생 측에 지나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해학생 측의 진정 어린 사과만 있으면 용서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가해학생 측에서는 문제해결 절차상의 형식적 사과는 하지만 피해학생 측의 분노를 삭이고 용서를 구하는 일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아픈 현실이다.

    학교폭력 사안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에게 생채기를 남긴다. 어린 학생들이 결코 고의성을 갖고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장난이, 혹은 예기치 못한 모방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라는 결과를 초래했을 때 문제는 달라진다.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가해자 피해자 모두가 훈훈해질 수 있는 진정한 사과와 이해가 그 답이다. 가해학생의 부모가 상처 입은 학생 앞에 무릎 꿇을 줄 아는 진정한 사과는 피해학생과 부모 모두에게 이해와 용서를 쉽게 끌어낸다.

    아침에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간 아이가 저녁에 무사히 귀가하는 평범한 현실이 그저 고마운 세상이다. 하루하루 어제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에게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심코 한 행동에 부모님이 사과하는 모습을 본 자녀, 가슴에 분노와 상처를 묻고 상대를 용서하는 부모를 본 자녀가 누구에게 다시 상처를 주며 분노를 품을까. 장난, 실수, 혹은 판단의 오류가 낳은 자녀의 행동에 대해 어른이 대처하는 자세가 자녀의 미래를 위한 이정표이다.

    손남옥 (김해교육지원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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