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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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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몽고식품 갑질, 책임은 묻되 회사는 살려야

  • 기사입력 : 2016-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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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몽고식품을 살리자는 지역사회의 움직임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회장님 갑질 사건에 대한 엄정수사와 상응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회사는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가장 고통을 당하는 쪽은 기업주가 아니라 종업원들이라는 점에서다. 창원상공회의소, 재경마산향우회 등을 주축으로 직원과 가족을 생각해 향토기업을 살리자고 나서고 있다. 창원상의는 회원사와 유관기관에 몽고간장을 설 명절 선물로 전달했다. 책임과 벌은 묻되 기업은 살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추진했다. 재경마산향우회도 회원들에게 몽고식품 살리기 동참을 독려했다. 역시나 기업을 한 사람의 행위로 사라지게 둘 수 없다는 취지다.

    110년 역사의 간장 제조업체인 몽고식품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분노가 좀처럼 식지 않는 가운데 매출이 반 토막 나는 등 심상치 않은 후유증을 보이고 있다. 기업 이미지가 갈수록 나빠지며 ‘물 좋은 마산의 몽고간장’은 물 건너갈 위기인 것이다. 기업의 흥망성쇠는 소비자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수개월간 몽고식품의 김 회장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울 정도라고 한다. 오랜 역사와 깊은 장맛처럼 김 회장의 행태는 두고두고 입에 오를 것이다. 몽고식품이 비윤리·반사회적 기업경영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아야 할 이유다.

    최근 몽고식품을 놓고 ‘일반직원은 무슨 죄냐’며 소중한 일터가 없어져선 안 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 회사의 한 신입사원이 블로그를 통해 ‘몽고간장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것이다.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어렵게 취직한 회사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내용이다. 절박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글을 쓴다는 대목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생존의 기로에 놓인 이 회사를 놓고 회장은 미워하되 회사는 살아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번 몽고식품 사태는 경제적 강자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물론 기업윤리의 현주소가 어디인가를 되묻게 하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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