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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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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아동학대 원인 살펴보니…

양육지식과 기술 부족… 사회·경제 스트레스 탓
창녕서 초등생 아들에 수면제 먹여
비닐봉지로 질식사시킨 40대 검거

  • 기사입력 : 2016-02-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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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인 지난 8일 오후 창녕군 대합면에서 아버지가 초등생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사시킨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비정의 아버지는 경찰에서 “설에 아들이 가출한 엄마를 찾는 데다, 정실질환을 물려받아 나처럼 살까 봐 겁이 나 죽였다”고 진술했다.

    ◆사건 개요= 창녕경찰서는 10일 살인 혐의로 A(4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0여년 전부터 정신질환을 앓아 한 달에 한 번씩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사촌동생 B씨가 설날 A씨 집을 방문했다가 A씨가 얼굴에 비닐봉지를 쓴 상태로 누워 있는 아들의 다리를 베고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B씨는 “설인데 차례를 지내러 오지 않아 집으로 가 보니 대문이 잠겨 있어 담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니 두 사람이 작은방에 누워 있었다”고 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서 “10년 전부터 매달 한 번씩 대구의 한 병원에서 정신분열증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이 유전될까 걱정돼 범행을 했으나 지금은 아들이 많이 보고 싶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정신질환과 범행 간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해 정신감정을 의뢰하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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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학대, 부적절한 양육 태도가 원인= 최근 연이은 엽기적 아동 살인 사건과 학대 사건의 가해자는 친부모였다.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의 대부분은 피해 아동의 친부모나 친인척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를 한 행위자 중 81.8%는 피해 아동의 부모였다. 9.9%는 대리 양육자, 5.6%는 친인척이었으며 타인에 의한 아동학대는 1.2%에 불과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특성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부적절한 양육 태도 및 지식·기술의 부족’ (30%)이었다. 사회·경제적 스트레스(19%)로 인한 학대도 많았다. 부부나 가족의 갈등(9%), 배우자 폭력(9%), 도박·게임 중독(6%), 성격 및 기질문제(6%) 등이 뒤를 이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부모가 아동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를 잘 모르거나 건전한 가족 관계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 아동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아동의 권리의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그릇된 양육관을 가진 경우에 아동학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근절대책 추진= 최근 이어진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설치하는 등 아동학대 근절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아동학대 대응 컨트롤타워 설치 △기관별 임무 명확화 △가해자 엄격 처벌 △인식개선 강화 △피해아동 의료·심리치료 강화 등 아동학대 근절대책 관련 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진·고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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