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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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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현직 교사가 들려주는 역사 속 역사

에피소드 세계사, 표학렬 저, 엘피 간, 상·하, 각 1만8000원
교과서 속 몇 줄로 요약한 역사 210개 장면
희로애락 담은 이야기로 재미있게 재구성

  • 기사입력 : 2016-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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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4년 12월, 인민 투표로 황제가 된 나폴레옹 1세는 대관식 때 자신이 직접 왕관을 쓰고 부인 조세핀에게 왕관을 씌워 줬다. 자크 루이 다비드 作 ‘나폴레옹의 대관식’.


    현직 역사 교사가 교과서 속 ‘한 줄 역사’를 실마리로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어른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세계사 210장면을 상·하권으로 나눠 정리했다. ‘에피소드 세계사(상): 민족과 국가의 탄생’과 ‘에피소드 세계사(하): 혁명과 자본의 시대’로 나눴다.

    저자는 세계사를 가르치는 고교 교직생활 중 학생들의 질문에 식은땀을 흘리며 공부하고, 정리하고,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것만은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내용들을 차근차근 모았다. 지난 2012~2013년 저자의 ‘에피소드 한국사’ 시리즈 다음으로 나온 것으로, 학생과 부모, 어른과 아이들에게 공히 ‘재미있는 개념서’로 찬사를 얻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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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담긴 에피소드들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줄거리와 사론(史論) 위주로 서술된 교과서의 틈새를 다양한 에피소드로 채움으로써, 백인과 황인 그리고 흑인들이 같이 살아온 세계 역사의 기쁘고, 슬프고, 억울하고, 가슴 벅찬 순간들을 재구성해 보여 준다.

    단, 세계사를 바라보는 원칙만은 분명하다. 서구가 아닌 한국인의, 강대국이 아닌 약소국의, 찬양이 아닌 반성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사로, 바로 우리 관점의 세계사이다.

    우리가 아는 세계사에서 중국사와 서유럽사를 빼면 얼마나 남을까. 우리는 중국인도, 서유럽인도 아닌데 말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비단 한국사를 가르치다 세계사를 가르치게 된 역사 교사만의 고민은 아니다. 우리의 교과서에도 이러한 고민이 담겨 있으나, 아직 서구와 중국 중심의 세계관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이 세계사 책을 쓰기 위해 소설을 포함해 200권이 넘는 책을 독파하고, 다큐멘터리 100여 편과 수백 편의 영화를 섭렵했다.

    아이들의 호기심은 몇 줄짜리 교과서 설명으로는 결코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내 지루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아이가 문득 엉뚱하지만, 어른들의 정치적인 세계관을 관통하는 난처한 질문을 던진다.

    “스페인 사람들이 너무 나쁜 거잖아요.” “그게 민주주의인가요?” “왜 미국이 그 문제에 끼어들죠?” 비록 아이들의 그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다 담지는 못했지만,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알려주고자 했다.

    책은 역사의 흐름을 성찰하는 시간을 준다.

    우리의 역사 상식과 역사 평가 기준, 다른 나라에 대한 열등의식 혹은 우월의식을 다시금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나와 다른 존재, 민족, 나라와 내가 맺는 관계에 대한 성찰은 불필요한 열등감이나 피해의식, 허무한 우월감을 극복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세계사’라는 말이 던지는 수많은 고민 210개 장면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읽을 만하다.

    전강준 기자 j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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