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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도태저열(淘汰低劣) - 저급하고 형편없는 것을 골라 없앤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0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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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조선이 망하지 않았던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해전(海戰)에서의 승리다.

    이순신 장군 자신이 뛰어난 장수로서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를 맡아 철저히 준비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이순신 장군을 발탁한 류성룡(柳成龍) 선생의 안목이 없었으면 이순신 장군은 역량을 발휘할 장소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발탁했다 해도 선조(宣祖) 임금이 임명을 하지 않았으면 안 되는 일이었을 것이고, 얼마 지나 다른 사람으로 바꿨으면 이런 결과는 안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에는 이순신 장군 같은 훌륭한 지휘관이 나올 수 없다. 지금 해군통제사령관 같은 자리는 임기가 있어, 뛰어나건 열등하건 2년 임기를 채우면 물러나야 한다.

    정말 뛰어난 사령관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한 번 더 임명했다가는 큰 소동이 난다. 임명받고 싶은 사람이 줄을 서 있는 판에 특정한 사람을 한 번 더 임명했다가는 거세게 항의할 것이고, 각종 투서 등 그를 헐뜯는 정보가 사방에서 흘러들 것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2년 동안 통제사(統制使)를 맡았으니 물러나게 하고 다른 장수를 임명했다면 해전에서 연전연승할 수 있겠는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새로 임명받은 장수가 업무를 파악하고, 해상(海上) 지형을 익히고, 장병들 심리를 파악하고, 그외 각종 정보 숙지하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 정도의 수준에 이르려면, 2년 임기가 끝나도 도저히 될 수 없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공평함을 원칙으로 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등 좋은 점이 많이 있다. 그러나 특출한 사람이나 열등한 사람이나 같이 취급하는 데 문제가 있다.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한다. 모든 국민이 주권을 행사해 자신들의 대표를 직접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단력이 정확한 사람도 한 표, 판단이 안 되는 사람도 한 표인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단점을 ‘중우정치(衆愚政治)’라고 한다.

    그러나 선거가 아니면,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가 없다. 주권을 가진 국민들이 잘 판단해야 민주주의의 본래 장점이 살아날 수 있다. 국가민족을 생각하면서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강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허황한 공약이나 내걸고 말솜씨나 뛰어나 쇼 잘하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

    총선이 곧 다가왔다. 요즈음 각 정당에서 ‘3선 이상은 물갈이’, ‘신인을 대거 등장시킨다’는 공천원칙을 내걸고 있는데, 이것은 이치에 안 맞다. 잘하는 사람은 3선이 아니라 10선이라도 계속해야 하고, 능력 없는 사람은 신인이라고 혜택을 주어서는 안 된다. 다른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당대표, 국민 모두가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어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淘 : 일(쌀 등을) 도. *汰 : 일 태.

    *低 : 낮을 저. *劣 : 못날 렬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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