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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사라진 그때 그 시절… 남겨진 그때 그 추억

추억여행,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다

  • 기사입력 : 2016-02-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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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은 아무리 힘들었어도 한참 세월이 지난 뒤에는 그래도 그때가 좋았었노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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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추억(追憶)을 먹고 산다고 하는가 보다. 최근에는 추억의 감성을 끄집어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만든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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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80세대를 추억하는 복고열풍에 이어 복고가 대세가 됐다. 과거의 것이 오늘날 다시 부활하는 것은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그리움’이라는 추억이 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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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말, 그땐 그랬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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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해금강테마박물관 1층에 전시돼 있는 근현대사생활자료. 1950년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교실마다 세트장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추억 속으로 거제 해금강테마박물관

    아름다운 섬 거제 해금강의 끝자리 갈곶리. 거제에서도 가장 안쪽자리에 있는 이곳에는 신선들이 놀던 신선대가 있다. 신선대 바로 옆에 단아하게 앉아 있는 하얀 건물속에는 옛 추억을 소환하는 해금강테마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유천업 관장이 젊은 시절 호텔지배인으로 근무하면서 세계 해양유물 수집을 하던 것이 계기가 돼 낡았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물건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과자봉투부터 교과서, 포스터 등 닥치는 대로 모으기 시작했다. 가족들로부터도 타박을 받아가며 모은 자료와 물품들은 폐교였던 해금강분교를 리모델링해 지난 2005년 박물관으로 개관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근현대사생활자료는 대부분 1층에 전시돼 있고, 긴 복도를 따라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석유곤로와 가방, 선풍기, 영사기, 타자기를 비롯해 당시 사용하던 술병과 담배, 장난감, 축음기 등이 전시돼 있다. 대통령선거에 나왔던 후보들의 선거포스터를 보면 “아! 그래 그때 이 후보가 나왔구나”를 연발하게 된다. 맞은편 벽면에는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흑백 사진들이 빼곡하게 나열돼 있다.

    해금강테마박물관의 실제 볼거리는 1950년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교실마다 세트장 형식으로 꾸며놓은 것이다. 첫 번째 방인 ‘구멍가게’에는 세탁소와 다방, 이발관, 가게 등이 당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현했다. 소품 하나하나가 당시의 것을 그대로 갖다놓아 감탄을 금치 못한다. 두 번째 방인 ‘그때 그시절’에는 만화가게와 연탄집, 건어물점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옛 학교 교실을 재현해 놓은 세 번째 방 ‘학교종이 땡땡땡’은 어른이나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좋은 곳이다. 당시 책걸상은 물론 난로와 도시락, 풍금까지 옛 교실 모습을 살려놓아 누구나 걸상에 앉아 학창시절로 빠져든다. 다음 방인 ‘엄마아빠 어릴적엔’에는 물을 길어 메고 다니던 물통과 음식을 담아두던 광주리는 물론 방안에 놓인 요강까지 비치해 웃음짓게 한다. 다섯 번째 방인 ‘옛 시절을 돌아보면’에는 인쇄소, 약국과 전당포, 미장원, 사진관, 전파사, 레코드가게, 왕대포집 등이 잠시 시간을 되돌린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당시 시대를 접해본 방문객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땐 그랬지’를 되뇌는 것은 해금강테마박물관에 전시된 물품 어느 하나도 당시의 것이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상미 기획실장은 “잡화상에 전시된 껌이나 젤리 등 작은 물품 하나하나도 당시에 있던 것들로 구입해 전시하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쉽다면 자리가 협소해 전시된 것은 일부에 불과하고 10만여 점이 창고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유 관장은 “검정고무신과 몽당연필, 콩나물교실, 퐁당식 화장실 등 가난하기에 부족했지만 되돌아보니 가난과 불편함도 그리움”이라면서 “중장년층 어른들은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아이들은 부모의 어린 시절을 보고 들으면서 아버지 세대의 보릿고개를 이해하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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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감 넘치는 진해 김씨박물관

    진해구 소사로 59번가 김달진 문학관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김씨박물관. 관장 김현철씨가 수십 년 동안 개인적으로 모아온 1900~1980년대의 생활필수품이 전시돼 있다. 김씨박물관은 박물관이라는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소박하다. 김달진 문학관 입구에서 골목길을 들어서면 촌스러운 노란 간판에 ‘藝術寫眞館(예술사진관)’이란 간판과 ‘부산라듸오’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관에는 50~60년대 찍었을 법한 결혼사진도 걸려 있다. 라듸오가게에는 요즘은 구닥다리고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라디오들과 전영록, 혜은이, 트윈폴리오의 레코드판도 걸려 있다. 김씨공작소에는 김현철 관장 딸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커피점이 있다. 마당 안쪽에는 옛 점방을 세밀하게 재현해 놓은 ‘태양캬라멜’ 가게가 있다. 건너편이 김씨박물관이다. 흑백TV는 물론 오래된 괘종시계와 장난감, 가방, 책, 재봉틀, 진공관 라디오 등이 가득하다. 발길을 돌려 길바닥에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가면 산 아래 김 관장 선조들의 유품이 전시된 ‘소사주점’이 있다. 주점이지만 음식과 술을 팔지 않는다. 김씨박물관은 개인이 무료로 운영을 하고 있어 전시가 체계적이지 않지만 옛 추억을 더듬기에는 오히려 정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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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을 기록한 양해광씨의 창원향토자료전시관

    창원 의창구 동읍 월잠리 주남저수지 인근의 음식점 ‘밀밭’ 2층에는 창원향토자료전시관 ‘그때 그시절’이 있다. 창원에서 공무원 생활을 한 양해광씨가 평생 동안 모아온 자료들이 빼곡하게 전시돼 있다. 60~70년대 보릿고개 시절부터 산업화가 시작된 80년대의 흔하디 흔했던 물건들이다. 당시 선거벽보를 비롯해 초중교과서, 교복, 대중잡지 등 온갖 것이 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풀베기대회와 가마니짜기 대회의 사진도 남아 있다. 좁은 공간 때문에 모두 전시하지 못하지만 사진필름만 40만 장, LP판도 1200장이나 된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창원의 변천사도 한눈에 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기록에 대한 양해광씨의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다. 전시관에는 ‘기록은 추억을 남기고 추억은 사랑을 전합니다’, ‘보전도 발전만큼 중요합니다’, ‘오늘은 내일의 역사가 됩니다’라고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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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와 TV에 나오는 합천영상테마파크

    영화나 TV 세트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미 영화 ‘써니’, ‘태극기 휘날리며’ 등 수십 편을 촬영했고, 지금도 시대물 촬영지로 빠지지 않고 있다. 주로 1920년대에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당시 건물을 실제와 같이 만들어 잠시 세월을 거슬러 옛 시대에 사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서울역과 조선총독부 등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서울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는데 영화나 드라마 촬영 때마다 약간씩 건물의 모습을 새로 수정하기도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거주했던 ‘경교장’과 이승만 대통령이 살던 ‘이화장’을 비롯해 서민촌과 일제의 잔재를 그대로 보여주는 적산가옥, 경성거리, 경성역 등이 재현돼 있다. 또 신세계백화점과 소공동 거리, 종로골목 등 서울의 옛 모습을 가져다 놓은 듯하다. 세트장이 영화나 TV에 워낙 많이 나와 내가 가본 곳이 나온다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 덤으로 대한일보 방송체험과 드라큘라백작집에서 담력테스트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상체험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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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닌 진주에도 있다. 진주 인사동 골동품거리

    서울에 인사동이 있다면 진주에도 인사동이 있다. 서울 인사동보다 규모는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골동품거리다. 일명 살아 있는 거리의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인사동은 진주성의 북장대 아래 종합사회복지관과 보건소 뒤편의 도로를 따라 약 600m에 걸쳐 민속품과 고미술품 상가가 이어져 있다. 이곳이 골동품거리로 된 것은 1970년대 골동품 가게인 봉선당과 진보당이 영업을 시작하면서인데 다른 가게들도 하나둘 모여들면서 골동품거리가 됐다. 이곳에는 생활민속품에서부터 고가의 미술품까지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다. 거리에는 각종 석물들이 진열돼 있어 골동품거리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가게에 들어가면 고문서나 서화, 도자기, 조각품, 공예품 등 또 다른 옛 세상이 펼쳐진다. 가게마다 다양한 골동품이 전시돼 있어 600m에 달하는 거리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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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과 추억이 피어오르는 남해 해오름예술촌

    남해 독일마을에서 77번 국도를 따라 10여 분 떨어진 곳 도로변 폐교 부지에 아름다운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폐교를 활용하다 보니 학교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봄이면 벚꽃이 반기고 운동장 곳곳에는 물고기와 부엉이, 고양이 형상 등 각종 석상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다. 덤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토끼와 닭도 키우고 있다. 어른들에게는 운동장에서 바라다보이는 넒은 바다도 해오름예술촌의 백미다. 내부에 들어가면 공예품 전시장도 볼 만하지만 옛날 사용했던 농기구를 비롯해 70년대 메고 다니던 책가방과 교과서가 옛 추억을 생각케 한다. 폐교답게 옛 교실을 그대로 살려 낡은 칠판과 책걸상은 물론 도시락과 난로, 풍금까지 추억의 교실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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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농경시대 추억속으로 거창 임불고품전시관

    거창 남상면의 임불마을에는 자그마한 전시관이 있다. 주민들은 농촌마을답게 사라져가는 옛 농경시대의 기구들을 한데 모아 후손들에게 남기고자 오래된 농협을 매입해 전시관을 만들었다. 전시관에는 지금은 농사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농기구와 각종 생활용품들이 가득하다. 지게와 반원형 톱, 탈곡기 등 각종 농기구와 디딜방아를 비롯해 화로, 담뱃대, 약탕기 등 생활용품도 정리돼 있어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글= 이현근 기자·사진=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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