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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남FC 창단 10주년 유감

  • 기사입력 : 2016-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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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프로축구단 경남FC가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동안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경남FC를 통해 울고 웃었다.

    경남FC는 지난 2005년 도민들의 뜨거운 열망에 힘입어 3만9000여명의 도민주주가 참여해 K리그 14번째팀으로 창단했다. 초대 박항서 감독을 시작으로 조광래, 최진한 등으로 이어지는 도내 출신 감독들의 지휘 아래 예산이 적은 도민구단의 한계에도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성장했다. 경남FC는 서상민과 김동찬, 까보레, 김병지 등 스타는 물론 윤빛가람, 이용래, 김주영 등 국가대표까지 배출하며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했다. 비록 정규리그 우승은 하지 못하고, FA컵에서도 준우승 2차례에 거치는 등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 특히 승강제가 도입된 2012년부터는 극적으로 1부리그에 생존하는 등 저력을 보였다.

    10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4시즌 2부리그로 강등하면서 해체위기를 겪었고, 현재는 심판매수 건으로 승점 10점이 감점되는가 하면 현 대표이사의 정치개입 논란으로 기소위기에 처해 있다. 한때 도·시민구단의 롤모델이었던 경남FC의 위상은 더 이상 바닥으로 추락할 데가 없을 만큼 퇴보했다는 게 현실이다.

    남은 것은 다시 올라가는 일뿐이다. 기회는 좋다. 올해는 창단 10주년을 맞아 도민들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창단 10주년을 맞아 주주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주주동산’을 만들었고, 시즌 홈 첫 경기를 ‘창단 10주년 기념 경기’로 지정해 4만5000여명의 주민을 초빙해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대구FC도 창단 10주년을 맞아 팬 투표를 통해 역대 베스트 11을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남FC는 현재 창단 10주년과 관련한 어떠한 준비도 없다. 어수선한 내부 문제와는 별개다. 경남FC가 도민들의 예산을 지원하는 도민구단이고, 도민들의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보답을 하는 것이 도리다. 서글퍼게도 경남FC의 한 팬은 창단 10주년과 관련해 구단의 움직임이 없자 자작 엠블럼을 만들어 유니폼에 가상 이미지까지 입혀 자신의 블로거에 올리기도 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3월 26일 홈 개막전은 경남FC의 통산 400번째 경기다. 창단 10주년을 통해 경남FC의 새로운 시발점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현근(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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